"경매업체의 대명사"로 2백56년 역사를 자랑하는 소더비가 문을 연지 5년도
안된 인터넷 경매업체 이베이(ebay.com)에 넘어갈 전망이다.

영국 인디펜던트지는 이베이가 소더비를 16억달러에 인수할 것을 제의했다
고 27일 보도했다.

신문은 이어 알프레드 토브먼 회장과 다이애나 브룩스 최고경영자
(CEO)겸 사장이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 22일 물러나는 등 어려움
을 겪고 있는 소더비가 이베이의 제의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인터넷 경매업체 이베이가 소더비를 인수하면 온라인과
오프라인(현실 공간)을 모두 석권하는 명실공히 세계 최대 경매업체가 된다.

이베이가 세계 최대 경매업체 소더비를 인수하겠다고 나선 것은 세계 최대
인터넷 서비스 업체 아메리카온라인(AOL)이 지난달 거대 미디어그룹
타임워너를 인수한 것과 함께 인터넷 기업들의 급성장을 반영하는 "일대사건"
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평가하고 있다.

이베이의 주식 싯가총액은 이날 현재 1백95억달러로 소더비
(11억4천5백만달러)의 17배가 넘는다.

이 회사는 또 지난해 4월 소더비의 강력한 라이벌 경매업체 버터필드앤드
버터필드를 2억6천만달러에 인수해 이미 오프라인 경매시장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

소더비는 급성장하는 이베이에 맞서기 위해 올해 초 인터넷 경매 사이트
소더비스 닷 컴(www.sothebys.com)을 열었다.

이에 앞서 지난해에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닷컴(amazon.com)과
전략적 제휴협정을 맺었다.

당시 두 회사는 아마존이 소더비 지분 1.7%를 4천5백만달러에 사들이고
인터넷 사이트 "소더비스 닷 아마존 닷 컴(sothebys.amazon.com)"을 열어
10년동안 인터넷 경매사업을 공동으로 벌이기로 했다.

그러나 두 회사는 아직 이 약속을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경매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소더비와 크리스티가
담합했다는 의혹 가운데 상당부분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소더비는 신뢰를 잃고
최고 경영진까지 퇴진하는 등 창사이래 최대의 위기를 겪고 있다.

이베이는 지난 95년 9월 피에르 오미디아르 현 회장 겸 CEO가 창업한
인터넷 경매업체다.

이 회사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2천4백여종의 상품을 놓고 하루 2백만건이
넘는 경매가 이뤄지며 이 가운데 1백만건이 성사된다.

거래가 성사될 때 받는 수수료가 이베이의 주된 수입원이다.

< 김용준 기자 dialec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