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훈 중앙대 교수가 비전공자를 위한 국제경제학 교과서 "글로벌 경제"
(KID연암프레스, 1만8천원)를 펴냈다.

글로벌 경제의 개념부터 무역.금융, 대내외 경제정책, 경제운용 대안까지
폭넓게 다룬 책이다.

딱딱한 용어나 어려운 공식이 없어 쉽게 읽힌다.

1백여개의 최신 경제 이슈와 관련 사진, 그림, 인터넷 웹페이지 주소까지
실려 있다.

영.미식 경제이념에 편중되지 않고 우리 현실에 맞는 대외경제정책 방향을
모색하려는 노력도 돋보인다.

저자는 국제무역체계의 변화뿐만 아니라 교역조건과 무역이익 배분,
무역정책과 통상정책의 차이, 신보호주의의 파고, 새로운 국제통화제도 모색,
환율정책의 한계 등을 재미있게 설명한다.

그의 지적처럼 세계경제의 글로벌화는 피할 수 없는 대세다.

이제 지구촌은 국가를 초월해서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돼가고 있다.

글로벌 경제는 범국가적 무역시스템과 금융시스템, 초국적 기업들에 의한
네트워크, 세계자본의 등장에 의해 큰 영향을 받는다.

글로벌 경제가 단순히 "국제경제"나 "세계경제"라는 표현과 의미상 차이를
갖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글로벌 경제에서 하나의 거대시장을 배경으로 한 "세계상품(word
products)"의 등장에 주목하라고 말한다.

이 거대시장을 움직이는 "신자유주의(neoliberalism)"이념은 약자를
고려한 공정경쟁(fair competition)보다 강자를 위한 자유경쟁(free
competition)을 미덕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누구든 설 땅을 잃는다는 게 문제다.

그렇다고 자유시장주의가 모든 국가들에 행복을 가져다 준다는 보장도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한국과 같은 소규모 개방경제가 글로벌경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경제운용 이념을 재정립해야 합니다.

미국의 무조건적인 자유방임주의를 따르는 게 옳은지 따져봐야 한다는
거죠.

견실한 경제의 조건은 안정된 물가와 강한 화폐, 대내지출 절제를 통한
경제기반 확충에 있거든요"

저자는 우리에게 맞는 한국식 경제운용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민간위주의 자유개방 못지않게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인터넷(www.kid.re.kr)에도 책 소개와 세부목차, 본문 일부를 올려
놨다.

< 고두현 기자 kd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