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달호(63) 국민은행장이 23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국민은행은 "송 행장이 1년여 잔여임기를 남겨두고 있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용퇴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62년 국민은행 창립멤버로 출발, "국민맨"으로 외길을 걸어온지
38년만이다.

송 행장은 62년 입행한후 조사부장, 종합기획부장, 국제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동안 국민은행 역사에 기록될만한 발자취도 많이 남겼다.

조사부장시절 까치 마스코트로 기억되는 국민은행의 첫 기업이미지 통합
작업(CI)을 주도적으로 진행했다.

부행장 재임기간엔 금융개혁 태스크포스 위원장을 맡아 일하는 등 국민은행
이 민영화이후 규모와 질적인 면에서 우량은행으로 자리를 잡아 나가는데
기여했다.

98년 은행장 자리에 오른 후엔 대동은행 인수, 장기신용은행과의 합병 등
굵직굵직한 일들을 성사시켰다.

특히 지난해엔 골드만삭스로부터 5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해 국민은행이
튼튼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도약할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송 행장은 그러나 지난해 11월부터 건강이 악화돼 병원과 사무실을 오가며
결재하는 등 정상적인 집무를 보지 못했다.

은행 관계자들은 "은행합병, 외자유치 등의 큰 일을 치뤄내면서 너무 신경을
많이 쓴 탓에 건강이 나빠진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송 행장은 내부승진 전통과 주주관계 등을 고려해 후임행장은 내부
에서 선임돼야 한다는 뜻을 강력하게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은 3월초 행장추천위원회를 열어 행장후보를 추천한후 3월18일 열릴
예정인 주주총회에서 후임행장을 공식 선임할 계획이다.

현재 후임으론 금융감독원 김상훈 부원장의 외부영입과 함께 안경상,
김연기, 서상록 상무의 내부승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 박성완 기자 psw@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