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욤나무 가지에 걸린
물뱀 한 마리
떠오르는 달빛에
비늘 파랗게 떨고
별들은 깨진 항아리 빛 하늘로
솟아오르고 있었다.

정찬교(1957~) 시집 "염소와 달"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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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에서 중심이 되는 것은 물뱀과 별들이다.

물뱀은 "떠오르는 비늘 파랗게 떨고", 별들은 "깨진 항아리 빛 하늘로
솟아오르고 있다".

시에서는 이 두 행위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 구체적으로 말하고 있지
않지만 이 두 행위가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쯤에서 제목이 "초야"로 되어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결국 물뱀은 남성의, 별들은 여성의 상징으로 읽어도 좋을 단서가 여기에
있다.

신경림 시인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