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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여록] 재계 정치참여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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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단체가 부적격 정치인에 대한 낙천 운동에 나선데 이어 재계도
    정치활동을 전개할 계획이어서 정치권이 긴장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를 비롯한 경제5단체는 오는 14일 경제단체협의회 총회를
    열고 의정평가위원회를 구성,본격 정치활동에 들어간다.

    경제5단체 상근 부회장과 학계 언론계 인사 20명으로 구성되는 의정평가
    위원회는 노사문제와 관련한 정치인들의 의정활동을 집중적으로 분석,
    평가할 계획이다.

    총선을 앞두고 재계가 서둘러 정치참여를 선언한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먼저 기업활동과 관련된 정치적 의사결정과정에서 재계 입장을 적절히
    반영할 필요가 있었다.

    경제5단체도 이익단체인 만큼 정치권을 향해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하다.

    상당기간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문제로 노동단체와 실랑이를 벌여야 하는
    재계로서는 적절한 수위의 정치참여가 불가피하다.

    조남홍 경총 부회장은 "뚜렷한 목적과 합리적인 원칙을 바탕으로 재계가
    벌이게 될 의정평가활동은 선진 정치문화를 정착시키는데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권은 이를 껄끄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남궁진 청와대 정무수석은 "부작용을 감안해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게 좋을
    것"이라며 재계에 정치활동을 자제해 줄 것을 촉구했다.

    새천년 민주당과 한나라당 등 여야도 한 목소리로 자금력과 조직이 있는
    경제단체의 정치활동에 우려를 표시했다.

    여권의 한 의원은 경제단체에 명단 공개를 자제해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정부 고위 관료들도 비슷한 취지의 우려를 재계 인사들에게 전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민단체의 낙천 리스트 공개로 곤욕을 치른 정치권으로서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소댕 보고 놀라는 격이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해 재계도 정치 참여 수위를 놓고 고민중이다.

    물론 재계 일각에서는 선거분위기 혼탁을 빌미로 재계의 의정평가활동을
    막으려는 것은 폐쇄성을 벗지 못한 구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환위기가 터진 후 정부와 정치권은 재계에 강도높은 개혁을 촉구했다.

    똑같은 논리로 재계도 정부 및 정치권에 건전한 비판을 할 수 있어야
    사회가 고루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임의단체인 전경련 회장선임문제를 두고 왈가왈부하는
    정치권과 정부가 재계에 정치참여 자제를 요청하는 것은 기업인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꼴"이라고 말했다.

    < 이익원 산업1부 기자 ikle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0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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