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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여록] 금감원 '솜방망이 징계'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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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감독원은 공적자금이 들어간 은행들을 샅샅이 검사해 부실책임자를
    문책할 때마다 "솜방망이 징계"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금감원이 문책한 숫자가 한빛은행(상업+한일) 1백13명, 제일은행 86명,
    서울은행 90명, 외환은행 55명 등 5개 대형은행에서 3백44명에 달한다.

    아직 "형량"을 확정짓지 못한 조흥은행까지 합하면 6대 시중은행에서 모두
    4백명을 훌쩍 넘길 전망이다.

    다시 은행 임원이 될 수 없게끔 문책경고를 받은 전직 행장들이 수두룩하다.

    은행마다 수십명씩 "별"을 달았다.

    그럼에도 금감원은 "봐주기 검사" "면죄부 검사"라는 비판에 시달린다.

    그 이유는 조흥은행의 징계수위를 미리 점쳐 보면 대강 짐작이 갈 것 같다.

    전직 행장 2~3명과 여신담당 임원에게 문책경고, 현직 행장과 임원은
    주의적 경고를 내리고 징계대상자는 대략 60명 안팎일 것이라는 추측이다.

    금감원의 징계내역엔 "전직 유죄, 현직 무죄" "퇴출은행 유죄, 생존은행
    무죄"라는 묘한 공식이 발견된다.

    금감원은 5개 퇴출은행이나 6개 부실생보사에 대해 임직원이나 대주주까지
    검찰에 고발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그러나 생존한 금융회사에선 일부 증권.투신사를 제외하곤 검찰 고발대상자
    를 찾기 어렵다.

    심지어 직전 제일.서울은행장에겐 금감원이 주의적경고를 내릴테니 양해해
    달라고 사정했다는 후문이다.

    금감원은 수사권이 없어 배임혐의를 입증키 어려워 검찰고발이 힘들다고
    항변한다.

    검찰에서도 기소가 쉬운 수뢰혐의에 치중할 뿐 배임죄 기소를 꺼린다는
    것이다.

    또 이미 수뢰혐의로 감옥에 다녀온 전직 행장들을 또 고발할 수 있느냐는
    동정론도 곁들인다.

    하지만 6대 시중은행에 쏟아부은 공적 자금은 무려 23조원이다.

    그러고도 제대로 된 우량은행 하나 만들어내지 못했다.

    지금까지 금융개혁이 무늬만 바꾼 탓이다.

    부실경영으로 은행에 큰 구멍이 났고 부실책임자도 드러났는데 이를 메울
    사람은 하나도 없다.

    해당 은행주가 오르기만 기다리고 있다.

    부실책임자에게서 받아내지 못하면 고스란히 국민부담이 되는데도 말이다.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을 불러온데는 관치금융, 정치권 외압과 함께
    감독당국의 관리소홀도 빼놓을 수 없다.

    금감원의 솜방망이 징계에 나름대로 사연이 있는 모양이다.

    금감원 스스로도 부실책임에서 떳떳하지 못하기 때문은 아닐까.

    < 오형규 경제부 기자 oh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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