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층 중심 ''에스프레소'' 급속 확산 ]

스타벅스의 한국 진출은 우리나라의 커피 역사에 큰 획을 긋는 "사건"으로
여겨진다.

단순히 미국의 대형 커피업체가 들어왔기 때문이 아니다.

지난해 스타벅스의 한국 진출에 맞춰 서울 강남에서는 "에스프레소 붐"이
일었다.

이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에스프레소 붐이 커피문화를 확 바꿔 놓기 시작했다고 얘기한다.

스타벅스는 "에스프레소"로 출발한 커피숍이다.

"에스프레소"는 에스프레소머신을 이용해 고속으로 추출한 이탈리아식 커피.

이탈리아 사람들은 아침에 길거리 에스프레소바에서 에스프레소 커피를
한잔씩 마시고 일터로 나간다.

미국에서 이 커피 맛을 재현해 성공한 업체가 스타벅스다.

에스프레소는 맛과 향이 매우 강하다.

이런 까닭에 에스프레소를 주문하면 일반 커피잔의 절반 크기에 불과한
잔에 담아서 내놓는다.

스타벅스를 비롯한 에스프레소 전문점에서는 에스프레소 스트레이트보다
에스프레소를 기본으로 한 "베리에이션 커피"를 더 많이 판다.

대표적 메뉴로 카페라테 카페모카 카페아메리카노 등을 꼽을 수 있다.

스타벅스의 한국 진출을 전후해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곳곳에 에스프레소
전문점들이 속속 들어섰다.

베이커리업체인 파리크라상은 1997년 말 서울교대 인근에 세가프레도 1호점
을 연 뒤 명동점과 압구정점을 차례로 개점했다.

할리스는 "한국의 스타벅스"를 외치며 강남역 압구정동 등지에 6개의 점포
를 열었고, 외식업체인 (주)이오는 지난해 7월 여의도에 "카푸치노
익스프레스" 1호점을 오픈했다.

이밖에 소위 에스프레소 전문점으로 꼽히는 커피숍으로는 대상이 운영하는
로즈버드, 홍대앞과 일산에 점포를 두고 있는 카페루카, 1996년중 에스프레소
바를 국내에 처음 선보인 스타라이트, 구띠에커피(주)가 콜롬비아커피생산자
협회와 손잡고 운영하는 "카페 드 콜롬비아" 등이 있다.

현재 에스프레소전문점은 서울에만 20~30개, 전국적으로는 약 50개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금년말이면 이 숫자가 2백~3백개로 늘어나고 2~3년안에 수많은
원두커피전문점들이 에스프레소전문점으로 변신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할리스코리아의 강훈 사장은 "원두커피에 실망한 젊은이들이 에스프레소
전문점을 즐겨 찾는다"면서 "바야흐로 에스프레소전문점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 김광현 기자 kh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