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와 삼성간 석유화학 빅딜(대규모 사업맞교환) 계획이 일본 융자선의
한국정부 지급보증 요구로 궤도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에따라 현대석유화학과 삼성종합화학은 자구노력을 통한 독자생존의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와 삼성간 유화 통합법인 투.융자를 추진해온
일본 미쓰이와 스미토모 대표단은 최근 한국을 방문, 현대 삼성및 양사의
국내채권단과 만나 일본국제협력은행(JBIC)의 통합법인 융자(15억달러)를
위해선 한국정부의 지급보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통보했다.

일본측은 한국 산업은행이 일본측으로부터 차관을 얻어 이를 통합법인에
융자해주는 전대차관 방식에서 나아가 한국정부 자체의 보증을 요구했다.

일본측은 통합법인의 수출권에 대해서도 독점적 권리를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국내 채권단은 민간기업이 빌리는 상업차관에 정부가 지급보증을
해주는 것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또 현대와 삼성은 유화통합본부를 통해 일본측에 이달말까지 최종 입장을
통보해주도록 요청하는 문서를 최근 보냈다.

이처럼 빅딜의 최대쟁점이었던 융자조건과 수출권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음에 따라 현대와 삼성간 빅딜은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과 현대는 빅딜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외자유치와 자산매각 등을 통해
독자생존할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강현철 기자 hcka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