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대출로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대규모 공모주청약이나 유상증자가 있을 때는 은행가계대출이 크게 늘고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보일때도 가계대출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27일 발표한 "최근의 은행가계대출 동향"이라는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작년 9월의 경우 1~10일, 21~30일의 가계대출은 10일 평균 2천8백77억원
늘어난데 비해 담배인삼공사 공모주청약이 있었던 9월 11~20일에는
1조8백억원이나 증가했다.

또 10월의 경우 교보증권 등의 공모주청약에 8조원의 자금이 몰린 하순에는
가계대출이 1조3천5백억원 증가했으나 초순과 중순에는 대출 증가액이 10일
평균 4천1백억원에 그쳤다.

이밖에 11월에는 한국가스공사 공모가 있었던 하순에, 12월에는 한통하이텔
과 LG홈쇼핑 등 공모주청약이 몰린 초순과 하순에 가계대출이 평소보다 3배
안팎 많은 1조원 이상 늘어났다.

월별 가계대출 추이를 보더라도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보였던 6월과 11월,
12월에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됐다.

박성준 한은 조사역은 "가계대출의 상당부분이 주식투자자금으로 쓰였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은행의 가계대출은 1998년 3조8천3백49억원 감소했으나 작년 한햇동안
18조8천9백53억원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97년 증가규모(6조9천억원)에 비해선 3배가량 많은 규모다.

가계대출이 급증한 것은 은행들이 예금등으로 들어온 여유자금을 동원,
가계를 상대로 대출세일에 나선데 따른 것으로 한은은 풀이했다.

주식투자 외에도 소비지출을 위해 또는 제2금융권의 고금리대출을 갚기
위한 가계대출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통계청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작년 3.4분기중 도시근로자가구의 소비지출은
98년 같은 기간에 비해 17.9% 증가해 소득증가율(8.5%)를 크게 웃돌았다.

< 이성태 기자 stee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