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이라는 변수가 다시 국내 주가를 괴롭히고 있다.

2월초로 예상되는 미국 금리인상폭이 예상치를 웃돌 것으로 우려돼 전날
미국주가가 폭락하자 그 충격파를 맞았다.

금리인상 우려감이 미국이나 한국의 주가에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여겨
졌기 때문에 충격은 더욱 컸다.

한편에서는 지난해 미국이 금리를 세차례나 인상한 싯점을 전후해 비교하면
이날 하락폭이 지나쳤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외국인도 지난해와 달리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있다.

꾸준히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시장에너지 약화, 대우채 95% 환매등으로 투자심리가 상당히 위축돼
있는 상태여서 주가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악재가 걷히기 직전의 선취매 내지 악재가 완전히 해소된 이후에야
적극적인 매수세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외국인 동향 =미국 금리에 가장 민감한 투자주체는 외국인이다.

전세계적으로 투자하는 글로벌펀드의 경우 금리인상으로 미국 투자자들이
환매를 요구하면 한국등의 주식을 팔아야 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외국인의 불안감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6월30일, 8월24일, 11월16일 세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했다.

6월과 8월의 경우 외국인은 무지막지하게 팔아치웠다.

6월 금리인상일을 전후로 각각 일주일(거래일 기준)동안 5천41억원과
2천4백2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8월에는 각각 7천1백38억원과 1천9백32억원의 매도우위를 보였다.

반면 11월16일을 기준으로 해 앞뒤 일주일간은 8천1백44억원과 3천8백32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다행히 외국인은 최근 순매수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다.

25일에는 8백9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엥도수에즈 WI카증권의 김기태 영업담당이사는 "미국의 금리인상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소식에도 외국인이 의외로 크게 위축되지 않고 있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그는 "최근의 선호종목인 현대전자를 꾸준히 사들이고 있어 매매패턴의
변화조짐은 엿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외국인이 순매수를 이어가 장세버팀목 역할을 계속 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주가 움직임 =흥미로운 것은 미국의 금리인상이란 악재 앞에서 추위에
떨던 국내 종합주가지수가 금리인상이 확정되거나 코앞에 둔 시점부터
상승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미국 금리 1차 인상을 일주일 앞둔 6월21일 종합주가지수는 869.00이었으나
금리인상일에는 8백83.00포인트로 올랐다.

8월에는 917.47에서 932.41로, 11월에는 913.09에서 1,007.22로 상승세를
탔다.

금리인상이란 악재가 노출된 것이 호재로 작용한 셈이었다.

황창중 LG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날 미국 주가가 폭락한 것은 금리인상으로
미국 기업들의 올해 실적이 지난해보다 좋지 않을 것으로 우려됐기 때문"
이라며 "지난해 금리인상일이 다가오면서 미국주가도 오르는 패턴을 보였던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언제쯤 재상승세 타나 =2월8일 직전이나 직후로 예상되고 있다.

물론 8천억원 가량 쌓여있는 프로그램매수잔고와 거래량 침체등 악화된
수급이 개선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외국인이 그때까지 버텨주고 주도주가 부상하면 12월결산 상장사들의
지난해 실적 가시화와 함께 주가 재상승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김홍열 기자 comeo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