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는 시민단체의 ''정계은퇴'' 요구와 관련, 24일
하루종일 당사를 지키면서 침묵으로 일관했다.

시민단체의 공천 부적격자 명단에 자신을 포함 자민련 당간부 다수가
포함됐음에도 불구하고 "무슨 나라가 이 모양이냐, 걱정이다"며 나라를
걱정하는 말로 심경의 일단을 피력했을 뿐이다.

김 명예총재는 이날 낙천자 명단을 보고받자 "소이부답이라고 해달라"고
이덕주 전 총리실공보수석을 통해 전했다.

기자들의 간담회 요청엔 "지금은 코멘트 할 때가 아니다"라고 거부했다.

흥분하거나 불쾌하다는 표정을 읽을수 없다는 것이 이 전 공보수석의
전언이다.

김 명예총재의 한 측근은 "시민단체의 발표내용은 이미 예고됐던 일이다.
그분은 이보다 더한일도 겪으신 분이 아니냐..."라며 애써 그 의미를 축소
했다.

그러나 김 명예총재의 이같은 침묵은 자민련의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
같다는 관측도 있다.

김 명예총재는 당초 김동완 TV기상캐스터 등 이날 입당한 인사들과 오찬
회동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이를 전격 취소한후 박준병 부총재 등 주요
간부들을 물러 은밀히 대책을 논의한게 이를 말해준다는 것이다.

< 김형배 기자 khb@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