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증권에 다니다 IMF로 실직돼 여의도에서 만두배달 노점상을 하던
강태용(38)씨의 복직이 추진되고 있다다.

강씨는 신한증권 유양상 사장의 권유에 따라 최근 서울지법에 소비자파산
신청을 내고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강씨가 과거 증권사에서 일할 때 6억원의 빚을 지고 나갔던 만큼 법원에서
면책을 받아 빚을 해결하면 다시 복직시키겠다는 게 유사장의 약속이다.

유사장이 이처럼 강씨를 돕는 것은 시련을 이겨내려는 강씨의 노력을 높이
샀기 때문.

강씨는 심한 당뇨병으로 고생하는 노모와 임신 6개월의 부인(33), 두 딸과
함께 지난 98년 11월부터 자신이 다니던 회사앞에서 군고구마와 만두 노점상
을 시작했다.

배달 위주로 장사를 하면서 한복을 입고 등에 핸드폰 번호까지 그려넣어
여의도의 "명물"이 되기도 했다.

특히 "한국 IMF위기의 상징적 인물"로 외국 신문에까지 보도됐다.

그러나 한달 수입이 90여만원에 그쳐 오히려 빚이 6억여원에서 9억여원으로
불어났다.

강씨는 "어떻게든 성실히 일해 빚을 갚겠다"며 "법원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지든 지금보다 더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했다.

< 양준영 기자 tetyriu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