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18일 "사정의 사령탑"격인 민정수석실의 진용을 모두 갖췄다.

이번 인사에서 사회 지도층의 비리 첩보를 전담해온 조근호 대검 범죄정보
담당관이 민정비서관에, 특수수사통으로 이름난 이귀남 서울지검 특수3부장
이 사정비서관에 각각 임명됐다.

이들은 대검 중수부장 출신의 신광옥 민정수석과 팀을 이루면서 향후 사정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김대중 대통령은 이들을 임명하기 전인 지난 4일 국무회의에서 올해를
부정부패 추방의 원년이 되도록 하자고 선언한 상태여서 사정수석실의
면면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사정팀은 김 대통령의 부패추방 의지를 실천하는 첨병인 셈이다.

청와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공직기강 해이 등에 대한 감찰활동을
강화하고 부정부패 사범에 대해서는 법에 따라 강력히 처벌하는 방안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청와대와 검찰이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지속적
이고 강력한 사정작업을 단행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또 김 대통령은 이날 검찰 핵심간부 81명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
하는 자리에서도 "국민이 가장 바라는 것은 부정부패 척결"이라면서 "올해는
어떤 일이 있어도 사회 곳곳의 부정부패를 추방해야 한다"고 각별히 당부
했다.

강도높은 사정을 예고하는 말이다.

검찰도 이에 따라 이날 오찬에 앞서 전국 검사장 회의를 갖고 부정부패를
국가발전의 최대 공적으로 규정, 일선 반부패특수부를 중심으로 사회지도층
등 비리 척결에 주력키로 했다.

청와대와 검찰이 연초부터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강도높은 사정작업을
예고하고 나선 것은 오는 4월 총선거와도 무관치 않다.

선거가 벌어지는 해는 사회기강이 해이해져 부패지수가 한층 높아지는 것이
상례였기 때문이다.

특히 검찰로서는 지난해 대전 법조비리 사건을 시작으로 옷 로비 사건,
파업유도 사건 등으로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입었기 때문에 대대적인 사정을
통해 검찰의 위상을 제고시켜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게다가 새천년을 맞아 사회악을 일소하고 깨끗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김 대통령의 부정부패 척결 의지가 맞물리면서 올 상반기는 비리와의 전면전
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 김영근 기자 yg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