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는 1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기업체 사장 임원 4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00년 최고경영자연찬회"를 가졌다.

한국경제신문사 후원으로 열린 이날 연찬회에서 미국 하버드대학의 로버트
배로 교수는 "한국은 외환위기를 잘 극복하고 있으며 향후 10년간 연 평균
5%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창 금융감독위원회상임위원은 "기업구조와 경영방식 이렇게 바꾸자"
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국제화 개방화시대에 맞춰 우리 기업들은 투명경영
책임경영에 적극 나서야한다"고 지적했다.

배로 교수와 김종창 위원의 강연내용을 요약한다.

<>배로 교수 =한국의 외환위기는 아주 일시적이었다.

IMF사태가 경제활동전반에 많은 영향을 미쳤지만 한국 경제는 곧 정상화
될 것으로 본다.

나는 지난 97년 아시아국가들의 경제성장에 대해 조사한 적이 있다.

당시 한국은 아시아 국가들중 가장 높은 연간 6.5%의 성장을 35년간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나는 한국이 향후 10년간 6%의 높은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측
했다.

외환위기가 지난 지금도 나는 한국이 높은 성장을 계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성장율은 외환위기 전의 전망보다 약간 낮은 5%가 될 것으로 예상
한다.

한국은 외환위기를 겪는 동안 잘못된 정책을 운영했다.

고전파 경제이론에 의하면 국가 비상 상태에서는 적자 재정을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은 97-98년 지나친 긴축 정책을 사용했다.

한국이 최근들어 적자재정을 운영하는 것은 옳다.

하지만 경기가 회복되면 적자폭을 줄여야 한다.

다음은 금융정책을 보자.

지난 20년간 경제학자들이 얻은 경험에 의하면 금융정책은 물가안정을
목표로 운영하는게 바람직하다.

물가안정을 위해서는 고정환율제도보다 더 나은 게 없다.

그러나 고정환율제는 환율이 완전히 고정되지 못할 때 심각한 문제를
야기시킨다.

나는 한국이 홍콩과 같은 달러 연동 변동 환율제도를 선택할 수 있다고
본다.

통화위원회에게 권한을 주거나 달러 같은 통화에 환율을 고정시키는
소위 "달러화"방식을 권고하고 싶다.

물론 이 정책이 채택되면 통화정책은 고정환율제를 유지하기위한 수단으로
운영해야 한다.

대규모 프로젝트를 위해 자금을 풀거나 하면 환율을 지킬 수 없다.

환율이 안정되지 못하면 중간환율제가 돼 매우 위험하다.

1994년 멕시코의 통화폭락, 1997년 아시아및 러시아 경제위기, 1999년
브라질 사태 등은 모두 중간 환율제도에서 비롯됐다.

한국은 자본자율화정책을 계속 시도해야 한다.

이는 재정 및 기업구조 개선을 위해 중요하다.

다만 자율화 과정에서 정부가 특정 기업이나 산업을 위해 신용을 보증해
주는 등 보호정책은 피해야한다.

1960년에서 1990년 중반에 걸쳐 높은 성장율을 거둔 한국경제는 많은
긍정적인 면을 가지고 있다.

저축률, 근면성, 사회 안정, 기업가 정신 등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한국의 재정위기는 일시적이었으며 한국 경제의 앞날은 여전히 밝다고
본다.

<>김종창 금융감독위원회 상임위원 =각종 경쟁제한적인 규제를 지속적으로
과감히 제거하겠다.

재벌개혁이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채권 등의 시장 활성화에
주력하겠다.

금융회사에 새로운 자산건전성 분류기준을 도입해 기업들이 더이상 부실한
재무구조와 불투명한 경영방식으로는 자금을 조달할 수 없도록 하겠다.

기업 스스로 성장가능성 있는 사업 및 기업구조로 탈바꿈하고 투명한
경영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정부는 기업경영 투명성, 지배주주 및 경영진 책임강화 등 기업구조조정
기본과제와 재벌개혁의 후속조치를 지속적으로 시행해 나갈 것이다.

디지털 경제체제에선 덩치가 큰 기업을 만드는 것보다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빠른 기업''을 만드는게 중요하다.

과거 40~50개 기업들이 한데 어울려 선단식으로 경영하는 우리의 기업구조
로는 더이상 발전과 생존이 어렵다.

< 정리= 박주병 기자 jbpar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