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가스관에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사고를 미리 막아준다"

부산의 벤처기업 아키정보기술(대표 이수일)은 한국전기연구소 및
현대정보기술과 공동으로 지하금속매설물의 부식상태를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생명과학 우주공학 등 과학기술부의 10대 국책연구사업의
하나인 국가지리정보시스템 개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개발사업자로 선정된 1998년부터 약 2년의 시간이 걸려 완성됐다.

이수일 사장은 "그동안 국내에서 쓰이던 지하시설의 부식방지책은 가스관에
미세한 전기를 보내 부식을 막는 방식기를 3백m 간격으로 설치하는 것이었다"
며 "이 작업을 위해 도시가스공사 직원이 3개월에 한번씩 기준값(전위값)을
측정해 부식상태를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수작업 방법은 번거로운 것은 물론 정확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또한 부식정도는 가까운 곳에 있는 다른 금속매설물이나 지하철 등에 의해
영향을 받고, 토양의 종류나 관의 재질에 따라서도 달라진다는 사실을 무시한
것이었다.

이번에 개발된 시스템은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했다는 것.

원거리에서 무선으로 지하금속매설물의 속성 및 주변 환경의 상호간섭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낼 수 있다.

먼저 가스배관이나 상하수도관 등 지하시설의 상태와 주변 상황을 파악한다.

그리고 그 데이터를 시스템으로 전송한다(심각한 상황이면 경보신호도
보내준다).

그러면 첨단 알고리즘(수식)으로 그 자료를 분석, 부식의 진행상황을 정확히
예측해준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지하매설물을 사전 교체하고 보수해 대형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이다.

기존에 부식상태를 알려주고, 막아주는 장치는 많이 있었지만 미래의
진척도까지 알려주는 무선시스템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는 아키의 지리정보시스템(GIS) 원천기술이 더해졌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이 시스템은 현재 시범지역으로 정한 경기도 과천시에서 예측 정확도
테스트를 하고 있다.

이 사장은 "그동안 지하 매설물의 관리 소홀로 인한 크고 작은 사고로
인명피해는 물론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안겨줬다"며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국내는 물론 세계 곳곳의 지하금속매설물 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키정보기술은 지난해 중소기업청의 기술경쟁력 우수기업과 국제산업협력
재단(전경련 산하)의 산업협력대상 산업자원부장관상 업체로 뽑힌 기술
벤처기업이다.

(051)463-7663

< 서욱진 기자 ventur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