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신년사를 통해 밝힌 정책들을 실천하기 위해 정부는
1천억원 이상의 재원을 새로 마련해야 한다.

기획예산처는 3일 신년사 후속대책으로 필요한 재원은 대부분 올해 예산에
반영됐지만 <>교육.정보화 예산 6백억원 <>선거공영제 4백억원 등은 새로
재원을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예산처는 추가재원을 기금이나 예비비를 끌어들여 충당할 방침이다.

이번에도 청와대에서 정책을 발표하면 부랴부랴 예산을 짜맞추는 구태가
되풀이 됐다는 곱지 않은 시각도 있다.

특히 IMF 관리체제이후 아직 재정적자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그렇다.

<> 교육.정보화 =김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초고속통신망 구축을 2010년에서
2005년으로 앞당겨 완성하겠다"고 말혔다.

또 "모든 초.중.고등학교에 초고속망을 구축하고 모든 교사와 교실에 개인용
컴퓨터 한대씩을 무상으로 보급하겠다"는 복안을 밝혔다.

정부는 초고속망 구축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예산에서 3천6백억원을 배정해
놓고 있다.

지난해보다 2배가량 늘어난 규모다.

그러나 모든 교사와 전교실에 PC를 설치하는 데는 4백17억원의 추가자금이
필요할 전망이다.

또 저소득층 자녀에 대한 PC 교육지원과 인터넷 사용료 5년간 전액면제란
공약을 실행하기 위해 2백억원 가량의 신규 예산투입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교육.정보화를 위한 국고지원 추가분은 6백억원을 웃돌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 선거 공영제 =김 대통령은 "돈안드는 선거를 정착시키기 위해 선거공영제
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선거공영제가 올해 국회를 통과할 경우 4백억원 가량의 선거비용 보전액이
추가될 것이라는게 예산처측의 추산이다.

<> 벤처지원 =김 대통령은 "벤처기업수를 현재의 5천개에서 1만개 수준으로
늘려 여기서만 10만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하겠다"고 공언했다.

정부는 벤처사업 육성을 위해 정부와 민간이 각각 2천8백억원과 4천8백억원
을 수혈한다는 포석을 밀레니엄 첫예산에 담았다.

여기에 산업은행의 1천5백억원과 세계은행(IBRD) 지원자금 9백억원 등이
지원될 예정이다.

올해 모두 1조원 규모의 벤처자금이 조성되는 셈이지만 국고에서 추가로
나가는 돈은 없다는게 예산처의 설명이다.

<> 주택자금 지원 =김 대통령은 "주택건설을 획기적으로 늘려 2002년까지
모든 가구가 불안한 셋방살이 시대를 마감하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정부는 주택 구입시 집값의 3분의 1, 전세금의 절반 수준을 장기저리 자금
으로 확대 지원한다는 복안을 세워 놓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국민주택기금을 통한 주택구입 융자자금과 전세지원 자금
으로 각각 3천5백억원과 2천억원을 국고에서 수혈한다는 내용을 올해 예산에
포함시켰다.

<> 농.어가 부채경감 =김 대통령은 "농.어가에 대한 상호금융부채 이자를
절반 수준으로 낮추고 연대보증 부담도 정부가 떠안겠다"고 말했다.

1백15만 농.어가의 상호금융 이자를 12%에서 6%대로 경감해 주기 위해선
2천4백25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또 70만가구가 지고 있는 농.어민 연대보증을 해소하기 위해선 3천억원이
소요된다.

국회는 여기에 필요한 5천5백억원의 돈주머니를 이미 예산에 반영했다.

< 유병연 기자 yoob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