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부총리 부활에 대해 다른 경제부처와 한국은행은 조정역할이 필요
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과거 재경원의 폐단이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그동안 부처간 이견조정이 어려웠다"며 "금융및 기업
구조조정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제를 총괄하고 조정하는
리더십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금융감독위원회는 표면적으론 담담하지만 내심 껄끄러워하는 모습.

이헌재 금감위원장은 "그동안 경제부처간 조율이 잘돼 왔는데 달라질게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일부 금감위 직원들은 "새해 2개 국을 신설하고 시장개혁의 주도적인
역할을 자임했는데 앞으로 재경부 금융정책국이 부각될 공산이 크다"면서
"김샜다"는 표정들.

기획예산처도 경제부총리 신설엔 원론적으로 찬성하면서도 예산처의 위상
전락을 걱정하는 분위기.

한 관계자는 예산처가 재경부의 외청으로 지위가 격하될 수도 있다며 우려
섞인 반응을 보였다.

예산처가 재경부를 견제토록 한다는 지난해 조직개편당시의 구상이 깨진다
는게 예산처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예산처의 또다른 관계자는 "예산을 다뤄본 인사가 부총리엔 적격"이라며
후속 조직개편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

한국은행 관계자는 "재경부장관이 부총리로 승격되더라도 한은의 독립적인
통화정책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장관이 아닌 부총리로서 금리문제를 언급할 때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져 한은의 통화정책 입지가 약화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시중은행들은 재경부의 직접적인 간섭이 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지만 "재경부장관이 부총리로 격상되면 재경부가 금감원의 상위부처로
인식되기 때문에 재경부장관의 한마디 한마디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말했다.

<> 교육부장관이 부총리로 승격되고 대대적인 교육정보화 투자가
이루어지는데 대해 교육계와 교육부는 "지식기반사회로 일컬어지는 새로운
세기에 걸맞은 적절한 조치"라며 크게 환영했다.

김덕중 장관은 "교육과 인력개발에 국가의 장래를 거는 것은 전 세계적
추세"라며 "교육부의 위상이 제고되는 것을 계기로 한국의 교육수준을 경제
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고 말했다.

교육부 직원들은 "그동안 각 부처에 분산돼 있던 인력개발과 교육훈련
관련업무 등을 총괄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업무를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교육계에서도 초중고교에 대한 정보화투자는 장래에 큰 결실로 나타날
것이라며 환영했다.

그러나 일부에선 교육부총리에게 예산권이 없어 정책조정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 여성계의 반응은 환영 일색이다.

그러나 여성부가 정부부처에 걸맞은 위상과 권한을 누릴지에 대해서는
후속책을 지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성단체협의회 오혜란 사무총장은 "여성전담부의 설치를 줄곧 주장해
왔던 만큼 이번 조치를 환영한다"며 "현재 법무 행정자치 등 여성관련 6개
부처의 여성정책담당관 제도가 그대로 유지되면서 여성부의 위상이 강화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여성단체연합의 남인순 사무처장도 "여성부가 법률제안권을 갖고 부처간
이견에 대해 보다 강한 조정력을 지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성민우회의 윤정숙 사무처장은 "부로서의 승격에 걸맞게 예산 인력 권한
강화라는 전제조건이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특위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여성부 신설은 국제적으로도 훌륭한
모델이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 오형규.김광현.김혜수 기자 oh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