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한국 패션시장을 겨냥한 고가 해외 브랜드들의 상륙이 줄을 잇고
있다.

경기회복과 일부 부유층의 고가품 선호에 힘입어 해외 유명상품들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제니 크리지아 펜디 크리스찬디올(남성복) 도나카렌
랑방(여성복) 등 소비자들의 귀에 익은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 곧 쏟아져
들어올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패션관계자들은 "올봄에는 총 1백여개의 패션 브랜드가 새로 선보일
예정이며 이중 해외 브랜드만도 그 수가 30개를 넘는다"고 밝혔다.

신규 해외 브랜드들의 특징은 경제위기로 판매가 격감하자 한국시장을
떠난후 다시 컴백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이다.

갤러리아백화점 박수영 명품팀장은 "지난 94~97년 소비거품이 한창일 때
들어왔다가 경제위기후 소리없이 사라졌던 브랜드들이 재상륙 준비를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96년 삼성물산이 들여와 팔다 중단했던 도나카렌과 스트레네스는 각각
아이케이엔터프라이즈(구 일경통산)와 가나통상으로 파트너를 바꿔 들어온다.

또 로렐은 작년 직진출한 에스까다코리아에서 직접 선보이며 로코바로코는
신화코리아에서 수입할 예정이다.

수입선이 다양해지는 것도 또다른 특징이다.

롯데 백화점 해외상품팀의 윤재헌 팀장은 "지금까지 이탈리아 브랜드가
수입품시장을 주도했던 것에 반해 내년에는 영국 미국 독일 등 여러나라의
상품이 쏟아져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제니 크리지아 JP토드 등 이탈리아 브랜드 외에도 로렐 스트레네스와 같은
독일 브랜드가 대거 상륙을 앞두고 있다.

또 도나카렌과 DKNY CK진을 앞세운 미국브랜드와 로에베 등 스페인,
비비안웨스트우드 엔필 등 영국출신 브랜드도 합류한다.

"상품라인 확대"도 주목할만한 현상이다.

크리스찬디올, 랑방, 웅가로 등은 이미 들여와 판매중인 상품의 매출이
최근 급상승커브를 그리자 올해는 상품종류를 다양화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지난해 3월 여성복과 잡화 판매를 시작, 기대이상의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크리스찬디올은 올해 남성복까지 들여와 인기몰이를 가속화할 생각이다.

반대로 랑방 남성복을 수입했던 업체 보우텍스는 여성복을 추가해 팔
예정이다.

웅가로의 캐주얼라인인 웅가로 위크엔드도 들어온다.

또 인기브랜드 프라다는 서울 청담동 본점에서만 판매하는 남성복을
백화점에도 투입할 예정이며 구치는 의류 비중을 늘릴 예정이다.

새롭게 등장하는 해외상품들은 파격적인 가격대의 고가브랜드가 대부분
이지만 중간 가격대의 캐주얼도 적지 않다.

본사가 직진출한 CK진과 잡화브랜드 훌라 등 중산층을 겨냥한 중가브랜드들
이 대표적인 예다.

이처럼 해외브랜드들이 쏟아져 들어오는 가운데 대형백화점도 이들을 맞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는 소공동 본점의 명품관화를 더욱 서두르는 것은 물론 판매망을
부산점 등 대도시 지역 점포로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 신세계, 갤러리아 백화점도 마찬가지다.

특히 갤러리아와 신세계는 티파니, 불가리 등 미입점 보석브랜드 매장을
유치하기 위해 이들 회사와 물밑 협상을 진행중이다.

< 설현정 기자 so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