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도전 21세기] (1) '귀금속가공업' .. 세공제품 세계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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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는 중소기업의 시대"라는 말이 실감 난다.
숨막히도록 급변하는 환경에 제때 적응하려면 순발력이 좋아야 한다.
여기에 어울리는 기업형태가 "작지만 강한" 중소기업인 것이다.
한국경제신문이 2000년 1월1일부터 중소기업면을 더욱 강화하는 것도
중소기업의 활약상을 부각하기 위해서다.
우선 새 세기를 준비하는 업종별 움직임을 연재한다.
-----------------------------------------------------------------------
종로3가 단성사 뒷골목에 있는 신우쥬얼리.
50평 남짓한 지하와 3층 공장에서 30여명의 직원들이 조각칼을 들고 금을
가공하고 있다.
반지 팔찌 목걸이 등.
각양각색의 무늬를 낸 이들 제품은 국내에서 팔리던 것이었다.
이제는 달라졌다.
대부분 미국 등지로 수출된다.
부가가치도 25%에 이를 정도로 높다.
신우쥬얼리 사장이면서 귀금속가공업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강문희(61)씨는
누구보다도 설레는 마음으로 새해를 맞았다.
마치 소풍을 앞둔 소년처럼.
수출이 놀랄 만큼 잘 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8년 외환위기와 내수전멸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시작한 수출.
가방하나 달랑들고 로스앤젤레스의 호텔 로비에서 막무가내식으로 시작한
상담회.
그해 1백만달러를 수출하고 직원들과 얼싸안고 기쁨을 나누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지난해 수출은 4백90만달러나 됐다.
올해는 1천만달러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이런 기분은 같은 곳에 있는 우수사의 김평수(48) 사장도 마찬가지.
지난해 귀금속제품을 1천3백만달러를 수출했다.
올해 목표는 2천만달러.
주요 수출선인 미국 유럽 중동의 바이어들로부터 이미 상당량의 주문을
확보한 상태다.
도쿄 홍콩 뉴욕 등 세곳의 귀금속가공제품전시회에 출품하기 위해 사업계획
을 짜고 있다.
대구 남산동에 있는 정금캐스팅의 이정호(47) 사장은 98년 외환위기 직후
가방에 귀금속제품을 담아서 도쿄전시회에 출품했던 일을 잊지 못한다.
내수가 끊기자 해외시장 개척에 온몸을 던졌던 것.
하지만 바이어의 반응은 냉담했다.
원하는 디자인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
비싼 항공료와 부스임차료를 지불한 채 단 한건도 수주하지 못했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수확이 있었다.
바로 바이어의 취향을 파악하게 된 것.
같은 반지라도 백인과 흑인의 취향이 틀리고 멕시코인과 유럽인의 취향이
다르다는 점을 알게 된 것.
예컨대 백인은 다이아몬드가 박힌 금반지처럼 화려한 것을 좋아한다.
흑인은 황금반지 그 자체를 선호하며 문양도 십자가나 물고기 등 기독교
상징을 좋아한다.
이런 정보를 토대로 제품을 새로 디자인해 작년에 4백50만달러를 수출했다.
올해 목표는 7백만달러.
손한웅(46) 금석 사장은 디자인의 중요성을 깨닫고 미대 출신 디자이너를
15명이나 뒀다.
매달 수백종의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서울귀금속가공업조합 이사장을 맡고 있는 손 사장은 "한국인은 기능올림픽
귀금속가공 분야에서 열세번이나 우승했을 정도로 손재주가 뛰어나다"며
"당분간 적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기계로 가공하는 제품은 뛰어나지만 수공제품에선 경쟁이 안
되며 중국과 태국 역시 아직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전국의 귀금속가공업체는 3천여개.
이 가운데 절반가량이 종로3가 부근에 몰려 있다.
대부분 영세업체들이다.
수출에 적극 참여하는 업체는 1백50개에 이른다.
불과 2년전만해도 수출이 뭔지 몰랐던 개미군단이 이제 수출역군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지원이 강화되고 더욱 조직적인 체제를 갖추면 수출 주력품으로 올라설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
< 김낙훈 기자 nh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일자 ).
숨막히도록 급변하는 환경에 제때 적응하려면 순발력이 좋아야 한다.
여기에 어울리는 기업형태가 "작지만 강한" 중소기업인 것이다.
한국경제신문이 2000년 1월1일부터 중소기업면을 더욱 강화하는 것도
중소기업의 활약상을 부각하기 위해서다.
우선 새 세기를 준비하는 업종별 움직임을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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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3가 단성사 뒷골목에 있는 신우쥬얼리.
50평 남짓한 지하와 3층 공장에서 30여명의 직원들이 조각칼을 들고 금을
가공하고 있다.
반지 팔찌 목걸이 등.
각양각색의 무늬를 낸 이들 제품은 국내에서 팔리던 것이었다.
이제는 달라졌다.
대부분 미국 등지로 수출된다.
부가가치도 25%에 이를 정도로 높다.
신우쥬얼리 사장이면서 귀금속가공업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강문희(61)씨는
누구보다도 설레는 마음으로 새해를 맞았다.
마치 소풍을 앞둔 소년처럼.
수출이 놀랄 만큼 잘 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8년 외환위기와 내수전멸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시작한 수출.
가방하나 달랑들고 로스앤젤레스의 호텔 로비에서 막무가내식으로 시작한
상담회.
그해 1백만달러를 수출하고 직원들과 얼싸안고 기쁨을 나누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지난해 수출은 4백90만달러나 됐다.
올해는 1천만달러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이런 기분은 같은 곳에 있는 우수사의 김평수(48) 사장도 마찬가지.
지난해 귀금속제품을 1천3백만달러를 수출했다.
올해 목표는 2천만달러.
주요 수출선인 미국 유럽 중동의 바이어들로부터 이미 상당량의 주문을
확보한 상태다.
도쿄 홍콩 뉴욕 등 세곳의 귀금속가공제품전시회에 출품하기 위해 사업계획
을 짜고 있다.
대구 남산동에 있는 정금캐스팅의 이정호(47) 사장은 98년 외환위기 직후
가방에 귀금속제품을 담아서 도쿄전시회에 출품했던 일을 잊지 못한다.
내수가 끊기자 해외시장 개척에 온몸을 던졌던 것.
하지만 바이어의 반응은 냉담했다.
원하는 디자인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
비싼 항공료와 부스임차료를 지불한 채 단 한건도 수주하지 못했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수확이 있었다.
바로 바이어의 취향을 파악하게 된 것.
같은 반지라도 백인과 흑인의 취향이 틀리고 멕시코인과 유럽인의 취향이
다르다는 점을 알게 된 것.
예컨대 백인은 다이아몬드가 박힌 금반지처럼 화려한 것을 좋아한다.
흑인은 황금반지 그 자체를 선호하며 문양도 십자가나 물고기 등 기독교
상징을 좋아한다.
이런 정보를 토대로 제품을 새로 디자인해 작년에 4백50만달러를 수출했다.
올해 목표는 7백만달러.
손한웅(46) 금석 사장은 디자인의 중요성을 깨닫고 미대 출신 디자이너를
15명이나 뒀다.
매달 수백종의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서울귀금속가공업조합 이사장을 맡고 있는 손 사장은 "한국인은 기능올림픽
귀금속가공 분야에서 열세번이나 우승했을 정도로 손재주가 뛰어나다"며
"당분간 적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기계로 가공하는 제품은 뛰어나지만 수공제품에선 경쟁이 안
되며 중국과 태국 역시 아직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전국의 귀금속가공업체는 3천여개.
이 가운데 절반가량이 종로3가 부근에 몰려 있다.
대부분 영세업체들이다.
수출에 적극 참여하는 업체는 1백50개에 이른다.
불과 2년전만해도 수출이 뭔지 몰랐던 개미군단이 이제 수출역군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지원이 강화되고 더욱 조직적인 체제를 갖추면 수출 주력품으로 올라설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
< 김낙훈 기자 nh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