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자들이 직원들의 권위주의 자세를 질타하고 군림하는 권력기관이
되겠다는 생각을 버리라고 경고해 새해 변화가 주목된다.

강봉균 재정경제부 장관은 31일 종무사에서 "지난 1년간 관료사회는 더
이상 특권층이 아니라는 교훈을 얻었다"며 "민간경제주체들보다 앞서가지
못한 관료들의 발상이나 정책에 대해 국민들은 경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고위간부일수록 서류에만 매달리지 말고 외부협력을 얻는데 능력을
보여야 한다"며 "권위의식을 떨쳐버리고 겸손한 대화의 습관을 체질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도 이날 종무식겸 금융감독원 창립 1주년 치사를
통해 "금융회사들에 대한 금감원의 감독이 그동안 지시와 제재로 이뤄졌다면
앞으론 시장이 주도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 미리 발표한 신년사에서 "감독기관도 금융회사처럼 경쟁
기관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감독기관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금융회사와 금융시장에
합당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면 도태 대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장관과 이 위원장의 발언은 감독기관의 경직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자세
를 탈바꿈시키겠다는 의지표현으로 해석된다.

금융계는 최근 일어나고 있는 금융단체들의 비정상적인 인사와 금감원의
시장간섭등에 비춰 이같은 의지가 얼마나 현실화될지는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 오형규 기자 oh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