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시에서는 세계신기록이 하나 나왔다.

바로 사이버주식거래비중이 세계 1위를 기록한 것이다.

지난 10월 사이버주식거래비중은 38.3%를 기록했다.

사이버주식거래의 종주국인 미국(사이버주식거래비중 30%)을 제쳤다.

지난해말에만 해도 전체 주식거래에서 사이버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3.7%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99년들어 사이버 비중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5월에 10%를 넘어서더니 두달뒤인 7월에는 20%대를 돌파했다.

이어 9월에는 30%대를 훌쩍 뛰어넘었다.

특히 대신 LG 등 사이버매매시스템이 뛰어난 일부 대형증권사의 경우
사이버주식거래비중이 60%대에 육박했다.

올들어 사이버 공간을 통해 매매된 주식거래 규모는 모두 3백87조4천9백2억
원이다.

지난해(11조4천1백46억원)보다 3천2백95% 증가했다.

주식외에 선물 옵션 등을 합한 사이버증권거래규모는 5백46조8천3백63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전체 사이버증권거래규모(22조4천6백77억원)에 견주어 2천3백34%
증가했다.

사이버계좌수도 급증했다.

11월말 현재 사이버증권거래계좌수는 모두 1백78만개.

전체 활동계좌수에서 사이버계좌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24.6%에 달한다.

일반투자자입장에서 보면 사이버거래 활성화는 큰 축복이었다.

주식을 매매할 때마다 증권사에 내야 하는 수수료가 5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

또한 가정이나 직장에서도 손쉽게 주식을 매매할 수 있게 됐다.

컴퓨터만 켜놓고 있으면 시황 뉴스 등 투자에 필요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제공돼 구태여 증권사 객장에 나갈 필요가 없어졌다.

그러나 증권사 입장에서는 생존을 건 경쟁이 시작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사이버증권거래 활성화는 수수료 수입에 의존하는 중소형증권사를 위협하고
있다.

내년에는 수수료를 거의 받지 않는 사이버증권사가 출현할 예정이어서 더욱
그렇다.

대형사들은 사이버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치열한 서비스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이버거래의 대중화는 또한 여러가지 새로운 풍속도를 만들어냈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주식을 사고 파는 데이트레이더(Day Trader)가 등장하는
가 하면 사이버영업점이 우후죽순으로 생겼다.

대신같은 증권사는 올 한햇동안 14개의 사이버영업점을 냈다.

사이버영업점이란 영업맨 대신 컴퓨터 단말기를 갖춘 증권사 지점이다.

오로지 투자자들이 편안히 앉아서 사이버거래를 할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다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PC방도 주식방으로 변신했다.

증시가 활성화되자 PC방들이 게임뿐 아니라 주식매매도 할 수있도록 PC방을
바꿔나갔다.

일부 PC방은 주식투자자를 위해 내부에 별도의 공간을 만들어 주기도 했다.

물론 사이버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전산사고 등 각종 부작용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2000년에는 사이버거래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협회는 사이버증권사출현, 기관의 사이버매매비중확대, 컴퓨터보급
확산, 증권사서비스경쟁, 사이버매매에 대한 인식제고 등의 영향으로 사이버
주식거래비중이 내년에는 50%를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조성근 기자 trut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