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대학교수가 설립한 벤처기업 마크로젠이 교수 창업 회사로는 처음으로
코스닥시장에 등록한다.

이는 생명공학 벤처기업의 첫 등록 케이스로 한국에도 "바이오 벤처" 시대가
열리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마크로젠은 지난 22일 코스닥위원회의 등록 승인을 받아 이르면 내년 1월중
공모를 거쳐 코스닥에 등록하게 된다.

창업자는 서울대 의대 서정선(47) 교수.

서 교수는 지난 97년 벤처캐피털 등의 자금 지원을 받아 교내 유전자이식
연구소에 회사를 설립했다.

유전자 이식.파괴 연구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서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
에서 나온 성과를 사업화한 것이다.

서 교수는 경기고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지난 80년 서울대 대학원에서
생화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부친인 서병설 전 서울대 의대학장을 포함, 어머니와 3남매가 모두 의사인
전형적 의사집안 출신.

현재 서울대 의대 생화학교실 교수로 있으면서 유전자이식연구소 소장을
겸하고 있다.

창업을 한 데는 배경이 있다.

연구소를 그대로 활용, 별도 인력이나 장비 없이 사업화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또 연구원들이 재정적 압박 없이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석.박사급 연구진에게 걸맞는 대우를 해주지 못하다 보니 처음에는 이동도
잦고 지속적인 연구활동을 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었다.

그런데도 누군가는 이 분야를 개척해야 한다는 사명감에서 연구에 매달렸다.

회사 생산품은 인간유전자 정보 및 생명공학을 이용한 각종 의료 및 과학
실험 재료들.

대표적인 것이 실험용 쥐.

한 마리에 2천원 하는 흔한 쥐가 아니라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받을
수 있는 고부가가치 상품이다.

이 쥐에는 각종 질병 유전자가 이식돼 있다.

첨단 기술로 쥐와 질병 유전자를 결합해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만드는 것.

종래 화학요법 등을 통해 실험용 쥐를 만들던 방식과 달리 신속 정확하게
대량의 실험용 쥐를 생산한다.

이런 쥐를 대학병원 제약업체에 판매하고 있다.

이 쥐는 임상실험용이나 신약 개발용으로 쓰인다.

이 회사는 또 내년말까지 모두 10만개의 한국인 유전자를 확보, 2001년부터
전국 병.의원을 대상으로 한국인 질병 유전자정보서비스 사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최근 공급을 개시한 DNA칩과 DNA정보 판매를 주력사업화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1억원에 불과했던 연간 매출을 내년 5억원, 2001년 1백억원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회사 자본금은 12억6천만원.

특수 관계인을 포함한 서 교수의 지분이 27.8%로 가장 많다.

주간사인 한화증권은 액면 5백원인 주식을 주당 5천원에 공모할 계획이다.

서 교수는 공모 희망가 기준으로만 30억원이 넘는 차익을 얻게 되는 셈이다.

< 문병환 기자 moo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