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체제 이후 북한문학의 창작주체가 김일성 부자에서 작가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문학평론가 신상성(용인대 교수)씨는 "90년대를 전후해 북한 소설이 정치적
목적주의 일변도에서 탈피해 비정치적인 소설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교수는 북한 문학지 "조선문학"에 실린 3백여편의 소설(80~92년)을
분석한 논문 "김정일체제 이후 북한소설의 변화"에서 "김일성 가계의
우상화를 다룬 작품이 13%에 그친 반면 비정치적 내용을 토대로 이상적인
인간상을 그린 작품은 18%에 달했다"고 밝혔다.

북한 소설의 신조류를 보여주는 작품으로는 남북한 조류학자 3대의 운명을
그린 "쇠찌르레기", 은혜입은 사람에 대한 인정과 사회주의 원칙 사에에서
갈등하는 "생명", 임수경 방북을 소재로 한 "산제비" 등이 대표적이다.

신씨는 북한소설의 변화 요인을 해외 유학파들의 권력층 진입과 경제문제의
전면 부각에 따른 대외 개방 불가피론으로 해석했다.

그는 "북한 문학의 주제가 다양화되면서 남북한 문학에 의사소통 가능성이
생겼다"며 "남북 문학교류 활성화는 통일에 대비한 정서적 일체감 형성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 고두현 기자 kd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