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에서 밀레니엄 랠리는 이미 시작됐다"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주식시장이 미래가치를 반영한다는 이론적인 추정에서만은 아니다.

정보통신주가 급등하고, 인터넷 주식이 각광받는 것은 밀레니엄 랠리의 한
단면이라는 지적이다.

외국인들이 최근들어 정신없이 한국시장에서 주식을 거둬들이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한다.

기관들이야 "현금동원령"이 걸려 울며 겨자먹기로 주식을 팔지만, 외국인들
은 매수강도를 높여만 간다.

새로운 천년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밀레니엄 랠리의 중심부에 있는 것은 역시 새천년에 대한 기대감이다.

이 기대감은 정보통신주의 급등으로 표출됐다.

새로운 밀레니엄은 정보통신에 의한, 정보통신의 사회다.

SK텔레콤 삼성전자 한국통신 데이콤 LG정보통신 등 소위 "정보통신 5인방"
의 주가 급등은 이같은 현실을 반영한다.

5인방의 싯가총액비중은 지난 23일 40%를 돌파하고 계속 확대되고 있다.

데이콤이 싯가총액 5위안에 24일 진입하면서 LG정보통신을 제외한 4종목이
"빅5"를 구성했다.

대형 정보통신주의 주가 급등이 시사하는 점은 이렇다.

성장성의 부각이다.

사실 이들 종목은 앞으로 한국 정보통신산업의 중심에 있을 수 밖에 없다.

성장성으로 따진다면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새천년을 대비하는 투자자라면 당연히 선취매에 나설 수 밖에 없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의 전병서 연구위원)는 뜻이다.

정보통신주 외에 은행이나 증권주가 조금씩 들썩 거리는 것도 밀레니엄
랠리가 본격화된다는 신호다.

정보통신주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각광을 받으면서 "인터넷이나 정보통신
이 아니면 주식도 아니다"라는 냉소적인 분위기가 증권가에 형성되기도 했다.

그러나 연말이 가까워오면서 은행주나 증권주 등이 들먹이고 있다.

이들 종목은 대표적인 실적대비 저평가주다.

은행주나 증권주가 긴 "빙하기"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증시가 주가차별화라는
고리를 끊고 대장정을 시작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만큼 뉴 밀레니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에 부는 열풍도 밀레니엄 랠리를 반영한다고 지적한다.

코스닥시장에 대한 거품론 자체가 어쩌면 밀레니엄 랠리의 한 부분일지
모른다는 주장도 나온다.

어차피 실적보다는 성장성이 더 주목을 받는게 코스닥시장이다.

새로운 천년에 대한 기대는 당장은 보잘 것 없지만 앞으로 물건이 될 만한
종목에 눈을 돌리게 한다는 것.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주당 3백만원(액면가 5천원 기준)을 넘는 초고가종목이
속출하는 것도 새천년에 대한 기대와 격려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랠리가 어떤 강도로, 어느 정도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

새천년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 있는한 높은 성장성을 갖고 있는 종목들은
오름세를 탈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밀레니엄 랠리가 한국증시의 새 틀을 짜고 있는지도 모른다.

< 조주현 기자 fores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