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기관 선호종목인 고가 대형주가 이틀째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14일 상승종목수가 하락종목을 앞서는 일이 지속되고 있지만 싯가총액 상위
10개종목 가운데서 한국통신 한국전력 포항제철등 9개가 하락했다.

다행히 선물가격의 고평가 현상으로 대규모 매수차익거래(현물주식 매수,
선물매도)가 발생, 투신사들이 쏟아내는 대형주를 받아간 것이 그나마 시장
충격을 줄였다.

이같은 대형주 약세는 투자신탁의 매도공세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투신사로선 주식형펀드에 환매요구가 있으면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펀드에서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팔 수 밖에 없는 처지이다.

환매압력이 언제까지 지속될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투신사관계자들은 펀드환매가 내주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연말연초 장세을 낙관하는 투자자들이 많아 대량 환매만 없다면 투신권
매물은 시장충격없이 충분히 소화될 것이란 낙관론도 없지 않다.

<> 투신사 매도 =투신권은 13일 1천50억원을 순매도했다.

14일에도 3백29억원어치를 처분했다.

이달들어 모두 7천6백억원을 순매도 했다.

최근들어 하루 평균 6백억-7백억원을 처분하고 있다.

한 투신사 펀드매니저는 "어쩔수 없이 팔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주가전망을 비관적으로 보지 않고 있지만 개인과 법인들의 환매신청
으로 할수 없이 주식을 내다팔고 있다는 설명이다.

<> 환매 배경 =일반펀드와 스폿펀드로 구분된다.

일반펀드에선 일부 개인들이 지수 1,000에 대한 부담감으로 이익실현에
나서고 있다.

일반법인은 연말결산을 앞두고 장부상 이익을 표시하려는 욕구가 강하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은행등 금융기관은 연말 BIS비율을 맞추기 위해 위험가중치가 높은 주식형
펀드를 환매하고 있다.

투신업계는 이같은 환매가 이번주와 다음주에 피크를 이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연초부터는 금융기관등 법인자금은 다시 환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천성만 현대투신 펀드매니저는 "환매하는 기관의 대부분이 결산을 끝낸 다음
내년초 다시 가입할 계획을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스폿펀드의 만기청산도 투신권 매물의 원인이다.

12월중순부터 내년 1월까지 만기도래하는 스폿펀드는 2조5천억-3조원가량.

업계는 50%가량이 신규펀드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이미 상당수 펀드는 만기에 대비, 주식편입비율을 낮춰 놓은 상태라
시장충격은 예상보다 미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향후 전망 =전문가들은 투신 매물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만큼 장세기조가 튼튼하다는 반증이라는 얘기다.

특히 외국인 매수세와 선물강세에 따른 매수차익거래가 지속되고 있어
투신권의 매물을 흡수하고 있다.

손동식 미래에셋펀드매니저는 "투신권의 매물이 현수준에서 유지될 경우
상승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선물약세로 매수차익거래가 청산물량(현물매도,선물매수)이 나올 경우
충격을 받을수도 있다.

이춘수 대한투신 펀드매니저는 "투신의 매도세가 지속되는데다 매도차익거래
가 겹치면 대형주 하락은 불가피하고 시장심리가 크게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고 지적했다.

< 장진모 기자 ja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