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결산특위는 14일 예산안 조정소위를 속개, 총 92조9천억원
규모의 새해예산안에 대한 항목별 계수조정 작업을 벌였으나 삭감 및 조정
항목을 둘러싼 여야간 견해차로 난항을 거듭했다.

한나라당은 한국은행 이익 잉여금을 세입으로 전환하고 지방교육재정을
확충하자는 요구를 정부측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계수조정작업에 협조하지
않겠다며 오전 회의에 불참했다.

정부와 여당은 야당의 교육재정 확대요구는 무리한 주장이라며 단독으로
계수조정 작업을 벌였다.

<> 한은 잉여금의 세입전환 =한나라당은 한은 결산잉여금 가운데 법정
적립금 8천억원을 제외한 임의적립금 3조2천억원 중 2조원을 세입예산에
반영하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부측은 금리나 환율의 변동이 심해질 경우 한은 잉여금의 폭이
크게 줄거나 아예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며 중앙은행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적립금을 줄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여당은 잉여금의 일부(5천억원 안팎)를 세입예산에 계상, 국채
발행규모를 축소해 채권이자로 잡혀있는 세출예산을 줄이는 중재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지방교육재정 확충 =한나라당은 지방재정교부금 증액분 1조2천9백68억원
과 각종 선심성 예산을 줄여 1조7천억원의 재원을 마련, 지방교육재정 확충에
활용하자는 입장이다.

국가가 지방교육재정에 지원하는 경상교부금이 현재 내국세 총액의 11.8%
수준인데 이를 15% 수준까지는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현재 지방자치단체의 교육투자비가 자치단체 예산의 2.3%에
불과하고 학교용지 매입비용도 거의 부담하지 않는 등 지자체의 교육재정
확보노력이 극히 미미한 상황에서 무작정 중앙정부의 지원만 늘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경제위기와 교원정년단축에 따른 명예퇴직비 지원이
늘어나 지방 교육재정 여건이 일시적으로 악화됐지만 조만간 정상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정태웅.김남국 기자 redae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