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차익거래에 부과되는 증권거래세를 회피하기 위해 투신사 펀드를
이용하는 편법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증권.투신업계에 따르면 선물과 현물주식을 동시에 사고 팔아 "무위험
수익"을 겨냥하는 차익거래를 하고 있는 증권사 가운데 상당수가 투자신탁
(운용)회사의 펀드를 통해 OEM방식으로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투신사 신탁펀드의 경우 주식을 매매할 때 증권거래세(매도금액의 0.3%)를
물지 않기 때문이다.

현행 증권거래법상 투신사의 신탁재산(펀드)은 비과세 법인으로 간주된다.

한 투신사 관계자는 "투신사의 차익거래전용펀드 가운데 수천억규모가
증권사의 OEM 펀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증권사가 외형상 투신사의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지만 실제
내용은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명의"만 빌리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주식매매 창구로 자사를 이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증권사는 비용없이
차익거래를 할수 있는 것이다.

투신사들은 증권사에 "명의"를 빌려주는 대신 신탁수수료를 받아가고 있지만
이 역시 증권사와 2대8정도로 나누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차익거래가 빈번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으로 증권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거래세를 물지 않게됨에 따라 차익거래비용이 감소, 현물과 선물간의 가격
괴리율이 조금만 벌어져도 수시로 차익거래가 나올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투신사 펀드매니저는 "일반적인 차익거래는 괴리율이 최소 0.5%이상이
돼야 이익을 낼수 있지만 증권사가 투신사 펀드를 통해 차익거래를 하면
괴리률이 0.3%만 돼도 차익거래를 할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빈번한 차익거래로 장중 주가변동폭이 확대된 것도 이같은 이유가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장진모 기자 ja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