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에 빛을, 소외된 이웃에 그리스도의 사랑을"

젊은 생명력과 사랑, 티없이 밝고 투명한 웃음으로 세상을 가득 채워온
대한성공회 김성수(69) 은퇴주교.

그는 한 평생을 약한이들의 편에 서서 정신지체장애인 교육과 특수선교에
헌신해 왔다.

김 주교가 오래전부터 꿈꿔온 정신지체장애인 자활근로 시설 "우리마을"이
오는 22일 강화도 길상면 온수리에 아담하고 포근한 자태를 드러낸다.

지난 97년 11월 성공회 서울교구 사회복지법인 창립총회를 가진지 2년여만에
그 결실을 보게 된 것.

"정신지체장애인들은 초중고교 과정을 특수학교에서 마친 후 갈곳이 없어
방황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도 일하는 기쁨을 줘야 하고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자립교육을 제공해야 합니다"

"우리마을"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정신지체장애인들의 근로공동체이자
직업훈련 학교.

격리수용이나 보호의 대상으로만 취급돼 왔던 장애인들에게 경제적
사회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게 된다.

초대 관구장을 지낸 김 주교는 "우리마을" 건립을 위해 97년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인천 강화의 땅 2천여평을 희사했다.

설립기금 마련을 위해 성공회 대성당 뜰에서 손수 커피를 타서 팔기도 했다.

"몇해전 성 베드로학교 졸업식 때 한 아이가 나타나지 않는 겁니다.
이유를 물어봤더니 졸업하면 갈곳이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94년 은퇴 이후
줄곧 장애인 근로공동체를 구상하게 됐습니다"

"우리마을"은 연면적 6백10평 규모에 2인1실의 숙소, 작업실, 음악치료실,
헬스룸 등을 갖추고 있다.

수경재배 콩나물재배 등을 가르칠 수 있는 부대시설도 마련했다.

장애인들이 가정과 같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70%를 목조건물로 지었다.

건물 외형과 내부구조도 미적 감각과 환경친화적 요소를 최대한 고려했다.

건축비는 국비와 지방비 각 10억원, 성공회가 모금한 5억원 등 모두
25억원이 들어갔다.

"우리마을"은 내년초 18~25세의 경증 장애인 가운데 66명을 선발,
본격적으로 재활교육에 나선다.

교육기간은 3~5년으로 제한할 예정이다.

자활이 가능한 소그룹으로 조직해 충분한 훈련을 거치도록 한뒤 사회로
진출시킨다는 구상이다.

김 주교는 "장애인은 병자가 아닌데도 사회적 질시로 고통받고 있다"며
"특수교육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일반인과의 통합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강화=강동균 기자 kdg@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