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포드자동차가 대우자동차 인수의사를 공식 표명했다.

이로써 대우자동차 인수는 일단 GM-포드간 경쟁으로 압축됐으며 최종 매각은
경쟁입찰방식으로 결정될 공산이 커졌다.

포드의 아시아.태평양담당 폴 드렌코이사는 지난 7일오후 산업은행을 방문,
대우자동차 인수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산업은행 고위관계자는 "드렌코이사는 강력한 인수의지와 함께 입찰여부에
깊은 관심을 보였으며 워크아웃에 따른 채무조정내역등 관련자료를 요청했다"
고 말했다.

그는 이어 "GM이 아직 구체적인 인수조건을 제시하지 않고있는 만큼 포드가
적정가격을 제시하면 협상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드렌코이사는 지난해 포드의 기아입찰을 진두지휘했던 인물로 아시아
태평양지역에 대한 포드의 신규투자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포드와 GM의 인수전략 =포드가 대우차 인수의지를 가시화한 것은 세계시장
패권을 놓고 각축을 벌이고있는 GM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포드는 지난해 총 6백82만대를 생산, GM(8백14만9천대)에 이어 생산 2위를
차지했지만 GM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신규라인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세계 자동차업계는 GM-포드-다임러크라이슬러-도요타-폴크스바겐 5개
메이저들이 6-15위권 중견업체들을 인수하는 형태로 재편되고 있다.

특히 GM은 최근 일본 이쓰즈사에 대한 지분을 49%까지 늘리고 도요타 등
일본업체들과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고 있다.

포드는 이런 상황에서 대우차가 GM에 인수될 경우 아시아및 동유럽시장에서
상당한 열세에 놓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대우차에 대한 GM의 인수의지도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GM은 특히 대우차 해외법인에 대한 자체실사를 완료, 이달중 구체적인
인수조건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조건이 이사회에서 의결되면 대우차 채권단과 본격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이와 관련, GM 경영진들은 최근 대우차 R&D(연구개발)및 생산.품질분야의
인력수준에 대한 만족감을 표시하며 대우차 일괄인수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GM은 대우차를 인수함으로써 동유럽에 교두보를 확보함은 물론 대우차를
소형차 생산기지로 중점 육성할 계획이다.

세계1위 메이커로 올라서기위해 맹렬히 추격전을 전개하고 있는 포드를
따돌리기 위해서라도 대우차를 인수해야겠다는 전략이다.


<>채권단 움직임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이같은 해외동향에 느긋한
입장이다.

워크아웃 확정으로 독자생존 기반이 갖춰진 만큼 헐값에 매각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분위기다.

채권단 관계자는 "GM 포드뿐만 아니라 이태리의 피아트사도 모건스탠리를
통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인수희망업체가 늘어나면 경쟁입찰이 불가피
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채권단은 이때문에 원칙적으로 부채 추가탕감은 없다는 방침아래 반드시
제값을 받고 팔겠다는 입장이다.

경쟁입찰여부도 내부적인 적정 인수가격을 전제로 검토하고 있다.

정부의 태도 역시 마찬가지다.

부채탕감으로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마당에 대우차를 "국민정서에
반하는" 가격으로 매각할 경우 상당한 부담을 떠안아야하기 때문이다.

물론 입찰전에 특정업체가 합당한 가격을 제시하면 수의계약 형태로 넘길
수도 있다는 자세다.

< 조일훈 기자 ji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