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 시애틀 각료회의에서 임.수산물의 관세
인하를 막기 위해 별도 실무 회의를 구성하자는 뉴라운드 협상방침을 전격적
으로 철회했다.

임.수산물이 공산품과 같은 수준의 관세 인하를 적용받게 되면 협상이
끝나는 3년뒤 외국산 저가 임.수산물이 범람할 것으로 우려되지만 정부는
관세율 조정을 통해 수입조절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일본과 함께 각국이 공산품으로 분류하는 수산물의 관세 인하를
저지하기 위해 임수산물에 대해 별도의 그룹을 구성, 논의하자고 그간
주장해 왔으나 각국의 반대가 많아 이를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외교통상부
정우성 다자통상국장이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에따라 한국은 유럽연합(EU), 일본, 스위스, 헝가리, 터키 등 5개국과
이처럼 변경된 입장을 반영한 선언서 초안을 마련,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정 국장은 "한국과 일본이 별도 그룹 협상 요구를 철회하는 대신 수산물이
갖는 자원으로서의 특수성을 인정받게 한다는 문안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산물에 대한 정부 보조금 지급이 가능하도록 "수산물의 보조금
규제" 주장을 선언서에 넣지 않도록 했다고 정 국장은 부연했다.

임.수산물의 자원적 측면이 협상에서 인정받으면 수산물을 많이 잡을 수
없게돼 어민들은 일부 어종에서 어획량을 규제받을 수도 있다.

반면 임.수산물의 수입개방이 이뤄지면 지금까지 고율 관세가 매겨져 무제한
수입됐던 수산물에 대해 수입량 제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되는 등의 장단점
이 있다고 정부 관계자는 말했다.

한국은 이 공동 문안이 각국의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5개국과 공동노력
하기로 했다.

한편 라미 EU 무역담당 집행위원장은 이날 호주, 뉴질랜드 등 농산물 수출국
장관들에게 EU의 농산물 보조금 지급 등에 대해 설명하고 공조체제를 구축할
것을 요청했다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 시애틀=이동우 기자 leed@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