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사직동팀 내사결과 보고서를 공개한 박시언씨는 김태정 당시
검찰총장 뿐 아니라 박주선 청와대법무비서관과 박지원 당시 공보수석도
만나 신동아그룹 최순영 회장의 구명 로비를 벌인 것으로 밝혀졌다.

보고서는 김 전총장의 집무실에서 복사해 신동아그룹 비서실에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에따라 박시언씨와 김 전총장, 박 전비서관을 사법처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

검찰은 이들 3명을 조만간 소환, 보고서 유출 경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 검찰의 문건 유출수사 =대검찰청은 문건유출을 "국정 문란" 사건으로
규정하고 28일 중수부에 사건을 배당해 신속하게 진상을 밝히기로 했다.

검찰은 법무부를 통해 이들 3명의 출국을 금지시키는 등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이종왕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날 "김 전총장이 부인 연정희씨에게 준
"조사과 첩보" 문건과 정.관계를 대상으로 한 신동아그룹의 로비 실체도
수사대상"이라며 "투명하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김 전총장과 박 전비서관을 조만간 소환, 문건 유출경위를 조사한
뒤 공무상 비밀누설 및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사법처리할 방침
이다.

박씨에 대해서도 보고서 입수경위와 공개 이유를 조사해 범법혐의가
드러나면 사법처리키로 했다.

검찰은 특히 사직동팀의 수사지휘 책임자인 박 전비서관이 김 전총장에게
건넨 보고서가 수사를 받고 있던 신동아측에 유출된 경위를 집중수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밖에 옷로비 사건에 대한 사직동팀의 내사가 왜곡됐는 지와
검찰수사 과정에서의 축소.은폐 여부를 밝히기 위해 사직동팀 관계자도
소환해 조사키로 했다.

한편 박시언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 총장과 박 비서관을
집무실에서 여러차례 만났으며 박지원 공보수석도 한차례 만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에게 최회장을 선처해 달라고 부탁했다"며 로비사실을
시인했으나 "돈을 준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건입수 경위와 관련, "김 전총장이 보라며 건네준 것을 비서에게
부탁해 4부를 복사했다"며 "2부는 신동아그룹 비서실에 전달했고 2부는
사무실에 보관해 왔다"고 말했다.

<> 특별검사팀 수사 =옷로비 특별검사팀은 연씨를 29일부터 재소환,
보강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씨에 대해서는 세번째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팀은 지난 27일 자진출두한 박시언씨를 상대로 사직동팀 보고서
입수경로와 보고서를 공개한 이유 등을 확인했다.

특검팀은 박씨와 김 전총장과의 관계, 검찰총장을 만난 경위, 신동아그룹
최순영 회장에 대한 구명로비 여부 등을 조사했다.

특검팀은 신동아그룹 최회장 부인인 이형자씨에게 옷값 1억원을 대신
내라고 요구한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 등)로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씨에
대해 지난 27일 오후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씨에 대한 영장 청구는 이번이 세번째다.

< 김문권 기자 mk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