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백80야드 가량의 긴 파4홀.

여성인 당신은 이같은 홀을 과연 어떻게 플레이 할까.

사실 이런 질문은 부질없다.

당신은 아무 생각없이 그저 "길고 곧은 샷"만을 치겠다는 일념으로 매번
스윙할 것이다.

샷의 성패는 스윙으로 결정된다.

그러나 "어떤 샷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목표설정이 없으면 그 샷은 절대
의미를 갖지 못한다.

당신의 드라이버샷 거리가 최대 1백80야드라면 당신은 결코 3백80야드
홀에서 파온 시킬 수 없다.

페어웨이 우드샷이 드라이버샷만큼 나간다 하더라도 두번의 샷에서 최대한
갈 수 있는 거리는 3백60야드.

그것도 "기적적으로" 1백점 만점 샷이 이어져야 한다.

진실이 그런데도 당신은 언제나 "최장타"만을 노리며 스윙한다.

그것도 모든 샷이 정확히 페어웨이 한 가운데를 가른다고 기대하면서.


<>그같은 샷이 바로 목표 없는 샷이다.

그것은 전략없는 골프이며 "머리 아닌 육체로만 치는 골프"다.

유감스럽지만 그런 골프는 여성 뿐만 아니라 대부분 남성들도 마찬가지다.

위의 경우 당신은 다음과 같은 분석을 해야 한다.

"거리상 파온은 불가능하다. 내가 이 홀을 공략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3온. 그러면 3온 루트를 만들어야 한다. 드라이버샷은 1백60야드만 나가면
된다. 그리고 세컨드샷을 1백40야드 보내면 총 3백야드. 나머지 80야드를
올려 3온 시키면 된다. 그후 2퍼팅 보기면 더 없이 훌륭한 스코어 아닌가"

드라이버샷이 "미지의 최장타"가 아니라 1백50~1백60야드식으로 거리를 제한
하면 스윙이 편해진다.

따라서 티샷은 그럭저럭 페어웨이에 안착한다.

포인트는 세컨드샷부터.

그땐 그린주변 지형및 핀을 보고 페어웨이 어느쪽으로 쳐야 하는가를
판단해야 한다.

그린 왼편에 벙커나 물이 있다면 세컨드샷을 페어웨이 오른쪽을 향해 치며
"편안한 서드샷"을 추구한다.

이때도 "그린 가깝게"는 잊는게 좋다.

어차피 3온을 목표로 했으니 세컨드샷도 1백40야드에 국한 시킨다.

"덜 보내도 된다"는 개념은 역시 "이지 스윙"을 만든다.

또 "페어웨이 오른편"이란 방향설정은 마치 "박세리가 된 것 같은 착각"을
들게 하며 자신감을 드높인다.

서드샷은 퍼팅 방향을 염두에 둬야 한다.

내리막보다는 오르막 퍼팅이 좋을테고 훅라인 또는 슬라이스라인 등을
감안해서 자신이 선호하는 쪽으로 어프로치한다.

<>물론 의도한대로 샷은 안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무턱대고 치는 최장타"보다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미스샷 확률을
줄인다.

그리고 적어도 아무 생각없이 치는 다른 사람 골프보다는 당신의 "루트골프"
가 훨씬 재미있다.

전략없는 골프는 "침팬지 골프"와 같다.

"거리와 방향"이라는 구체적 목표가 있어야 스윙에도 집중력이 생긴다.

그게 바로 사람의 골프다.

< 김흥구 전문기자 hkgolf@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