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기업은 경제활성화의 견인차 역할이 기대되지만 버블 후유증도
우려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4일 내놓은 "벤처기업의 성공과 버블"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벤처기업의 수는 11월 현재 중소기업청 등록기준
으로 4천8백개로 나타났다.

이는 일본의 4천7백개, 대만 1천2백개, 이스라엘의 1천개를 넘어서고 있다.

앞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술력이 떨어지는 벤처기업의 경우 상당수
도태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벤처의 특성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확실한 아이템 포착 =수익성과 성장성이 기대되는 확실한 아이템을
선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기술트렌드와 일치하고 지속성장이 보장되는 아이템이어야 한다.

미래산업(반도체장비)과 KDC정보통신(멀티미디어용 소프트웨어)은 반도체와
인터넷의 성장성을 미리 예측해서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특히 미래산업은 반도체의 발전방향을 미리 읽고 메모리 테스트핸들러를
주력으로 육성한 것이 적중했다.


<>조직원들의 강한 결속력 =성공한 벤처기업의 경우 "미친놈 소리를 안
듣고는 벤처 못한다"는 말처럼 업무에 몰두하는 창업자와 동업자가 필요조건
이다.

한눈을 팔지 않고 특정문제에 매달리는 근성과 보상보다는 일 자체에
재미를 느껴야 한다.

또 조직원들간에 목표에 대한 강한 결속력이 존재해야 한다.

이찬진 한글과컴퓨터 전사장은 "많은 사람들은 한글을 나 혼자서 만들어 낸
프로그램으로 알고 있지만 창업멤버인 우리 셋중에 한사람이라도 없었더라면
한글워드프로세스는 물론이고 한글과컴퓨터라는 회사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틈새시장 공략 =대기업이 진출하기 힘든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시장이 작거나 특수한 기술이어서 대기업이 진출하지 않는 반도체
품질테스트기나 통신서비스 기기가 좋은 사례다.

그러나 대기업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기업일수록 성공의 가능성이 높다.


<>아웃소싱으로 비용최소화 =벤처기업은 필요한 경영자원을 모두 갖출 수
없으므로 외부자원을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인전자가 아웃소싱을 통해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두인전자는 제품을 개발.설계만 하고 생산은 다른 업체에 맡겼다.


<>카리스마적 창업자 존재 =성공한 벤처기업에는 성취욕구가 높고 기술적
안목과 리더십을 갖춘 창업자가 존재한다.

불확실한 기술과 사업아이디어를 상업화하는 과정에서 창업자의 비전과
카리스마가 성패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메디다스의 김진태 사장은 의료정보화(MIDAS)사업에 대한 우려와 회의속에
"다시 한다. 나를 중심으로 뭉치자"라는 말로 사원들을 설득했다.

삼성연구소는 또 벤처기업이 지속적인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기업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벌어들인 수익을 엔젤투자 등의 형태로 사회에 환원,
사회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박민하 기자 hahaha@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