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시장' 없는 금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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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에 "시장"이 없다는 소리들이 많다.
엄밀히 말하면 시장 메카니즘이 작동되지 않는다는 얘기들이다.
채권시장과 외환시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정부가 시장을 지나치게 관리하고 있다는 지적들이 여기저기서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시장을 살려야 시장이 발전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는 극히 우려되는 대목
이다.
먼저 채권시장을 보자.
정부는 22일 금융정책협의회를 열고 장기금리 안정대책을 내놓았다.
국고채와 외평채 발행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채권수급 불균형에 대한 우려를 덜어보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이날 시장금리는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금리관리가 도를 넘었다고 입을 모은다.
시장에선 금리상승을 예상하는데 정부는 이를 자꾸만 억누르려 한다는
것이다.
12%대의 고성장을 자화자찬 하면서 금리를 한자릿수로 묶어두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니냐는 주장도 아온다.
물론 정부로선 금리를 안정시켜야 금융불안이 걷히고 물가도 안정될 것이란
시각을 갖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시장기능이 없으면 불안은 계속 이연될 뿐이라는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채권시장안정기금의 기능에 대한 논란도 많다.
기금은 대우사태이후 급조됐다.
환매사태, 이에따른 금리급등으로 인해 채권시장이 붕괴되는걸 막아보자는게
목적이었다.
그러나 요즘 채권시장은 안정기금으로 인해 좀체 제기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안정기금 관계자도 "시장참여자들이 자꾸만 안정기금에 기대려 한다"며
불만이다.
안정기금이 있기 때문에 채권을 사고 싶어도 사지 않고, 팔고 싶어도 뒤로
미루는 행태가 보인다는 것이다.
자신들이 원하는 가격수준까지 안정기금이 금리를 맞춰주겠지 하는 심리들이
팽배해있다는 설명이다.
외환시장도 마찬가지다.
원화가치는 9월 하순부터 이달 초까지 줄곧 달러당 1천2백원대에서 움직였다
그러다 최근들어 가파르게 올랐다.
주된 이유는 외국인 주식자금이 밀려들어왔고 대우사태에 대한 불안감이
덜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외환당국도 원화가치 상승에 한 몫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정부가 원화가치 수준을 너무 막아놓았기 때문에 한번 뚫리면 시장이 한
방향으로만 움직인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부는 지금도 외환시장수급대책을 준비중이다.
혹시 "시장을 이기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는 않은지 정부는 반성해볼
일이다.
< 이성태 경제부 기자 stee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3일자 ).
엄밀히 말하면 시장 메카니즘이 작동되지 않는다는 얘기들이다.
채권시장과 외환시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정부가 시장을 지나치게 관리하고 있다는 지적들이 여기저기서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시장을 살려야 시장이 발전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는 극히 우려되는 대목
이다.
먼저 채권시장을 보자.
정부는 22일 금융정책협의회를 열고 장기금리 안정대책을 내놓았다.
국고채와 외평채 발행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채권수급 불균형에 대한 우려를 덜어보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이날 시장금리는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금리관리가 도를 넘었다고 입을 모은다.
시장에선 금리상승을 예상하는데 정부는 이를 자꾸만 억누르려 한다는
것이다.
12%대의 고성장을 자화자찬 하면서 금리를 한자릿수로 묶어두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니냐는 주장도 아온다.
물론 정부로선 금리를 안정시켜야 금융불안이 걷히고 물가도 안정될 것이란
시각을 갖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시장기능이 없으면 불안은 계속 이연될 뿐이라는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채권시장안정기금의 기능에 대한 논란도 많다.
기금은 대우사태이후 급조됐다.
환매사태, 이에따른 금리급등으로 인해 채권시장이 붕괴되는걸 막아보자는게
목적이었다.
그러나 요즘 채권시장은 안정기금으로 인해 좀체 제기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안정기금 관계자도 "시장참여자들이 자꾸만 안정기금에 기대려 한다"며
불만이다.
안정기금이 있기 때문에 채권을 사고 싶어도 사지 않고, 팔고 싶어도 뒤로
미루는 행태가 보인다는 것이다.
자신들이 원하는 가격수준까지 안정기금이 금리를 맞춰주겠지 하는 심리들이
팽배해있다는 설명이다.
외환시장도 마찬가지다.
원화가치는 9월 하순부터 이달 초까지 줄곧 달러당 1천2백원대에서 움직였다
그러다 최근들어 가파르게 올랐다.
주된 이유는 외국인 주식자금이 밀려들어왔고 대우사태에 대한 불안감이
덜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외환당국도 원화가치 상승에 한 몫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정부가 원화가치 수준을 너무 막아놓았기 때문에 한번 뚫리면 시장이 한
방향으로만 움직인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부는 지금도 외환시장수급대책을 준비중이다.
혹시 "시장을 이기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는 않은지 정부는 반성해볼
일이다.
< 이성태 경제부 기자 stee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