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18개의 위성을 동시에 수신하는 TV용 안테나가 한국의 벤처기업에 의해
실용화된다.

웨이브프론티어(대표 윤석용)는 러시아 국립전자연구소와 공동으로 멀티빔
위성 수신안테나를 개발했다고 22일 발표했다.

기존의 위성 수신안테나는 한개의 위성만 수신한다.

여러 위성방송을 시청하려면 숫자만큼 안테나를 설치해야 한다.

세계적으로도 멀티 빔 안테나 개발은 활발하지만 대부분 군사 레이더용 등
특수용도로 제한돼 있다.

위성TV 수신용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특히 이번에 개발한 안테나는 WLL(무선가입자망) 위성인터넷 등 광대역
주파수도 한꺼번에 수신할 수 있다.

활용폭이 크다는 얘기다.

이 회사의 기술개발담당인 권태수 이사는 "값싼 물질을 사용한 렌즈안테나
방식을 개발함으로써 기술적 가치를 높였다"고 말했다.

렌즈 안테나는 유전체 안테나의 일종으로 렌즈가 초점을 모으는 원리를
안테나에 응용한 것.

세라믹 등 고가의 물질을 이용하므로 특수용으로만 기술이 활용돼왔다.

이 회사가 개발한 안테나는 값싼 폴리스티렌을 원료로 사용했다.

이에 따라 양산이 이뤄지면 개당 5백달러선인 위성TV용 기존 안테나에 비해
가격을 1백달러 이하로 떨어뜨릴 수 있을 것으로 회사측은 전망했다.

설치할 때 계측기가 필요없으며 파라볼라 안테나에 비해 설치공간도 덜
차지한다.

구형 또는 반구형의 다양한 디자인도 가능하다.

이 회사는 우선 공청용 안테나 위주로 이달말부터 여러 위성을 동시에
수신하는 선진국 시장에 공급한 뒤 가정용으로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권 이사는 "위성TV 안테나는 연간 세계시장이 4천만대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에 5%선만 점유하더라도 1억2천만달러의 매출은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회사는 또 평면 멀티 빔 안테나도 개발한 상태로 가격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생산단가를 낮추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활용해 광대역 주파수를 수신하는 인공지능형 안테나,
각종 방송 및 이동통신 송수신용 안테나, 레이더용 안테나 등도 개발키로
했다.

업계에서는 유럽에서도 2~3개 위성방송을 동시에 수신하는 안테나를
사용하고 있는 수준이라며 18개 위성을 수신하는 안테나 개발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평면안테나의 경우 멀티 빔 수신 기능을 갖추려면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는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에이스테크놀로지 기업부설연구소의 백락준 소장은 "평면 안테나는 설치가
쉬운데다 소형이어서 경쟁력이 있지만 편파를 분리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02)516-1600

< 오광진 기자 kjo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