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NEC와 히타치가 D램 반도체 사업을 완전통합키로 하는 등 세계 D램
시장에 재편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NEC와 히타치의 D램 사업 통합은 한국을 의식한 것으로 D램 시장이 현대전자
삼성전자 NEC+히타치 마이크론 등 4강체제로 굳어져감을 의미한다.

반도체업계는 이번 통합이 업체간 경쟁적인 과잉 투자를 방지해 가격및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의 반격 =NEC와 히타치의 D램 사업 통합은 5대5로 투자해 합작회사를
설립, 우선 R&D(연구개발) 부문을 통합한 후 나중에 생산부문을 합치는
순서로 이뤄진다.

합작법인은 1천명의 임직원으로 구성되며 내년 4월부터 본격적인 R&D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생산부문 통합은 2001년 봄으로 예정돼 있다.

새 회사는 NEC 히로시마 공장, 히타치 싱가포르 공장을 거느리게 된다.

통합회사는 또 2002년 1천억~1천5백억엔을 투입, NEC 히로시마 공장안에
12인치 웨이퍼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이 공장은 회로선폭 0.13미크론m(미크론, 1미크론은 1백만분의 1m) 1기가급
D램을 생산하게 된다.

두 회사는 생산통합에 앞서 기존공장에 수백억엔을 투자, 설비를 확대해
현재 15%인 세계시장 점유율을 2002년 25%선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매출액은 연 5천억엔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NEC와 히타치간 D램사업 통합은 위기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일본은 90년대 초반만해도 D램시장서 선두위치를 지켜왔으나 한국과 미국의
거센 추격으로 고전해왔다.

NEC 히타치 도시바 미쓰비시 후지쓰등 5대 반도체업체는 98 회계년도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NEC와 히타치간 통합은 덩치를 불려 D램시장을 지키려는 최후의 카드인
셈이다.

각각 생산기술 제휴관계를 맺고있는 도시바와 후지쓰, 미쓰비시와 마쓰시타
도 협력수준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4강 체제로 재편 =NEC와 히타치의 이번 통합으로 세계 D램 시장은 "빅4"로
굳어지게 됐다.

통합법인은 15.6%(NEC 9.1%, 히타치 6.5%)의 시장점유율(98년기준)로
미 마이크론(9.2%)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서게 된다.

1위는 LG반도체를 흡수합병한 현대전자(20.8%), 2위는 삼성전자(20.1%)다.

이들 4강은 지난해 D램시장의 65%이상을 차지했다.

5위 이하로는 도시바, 인피니온(독), 미쓰비시 후지쓰 등이 각 5~7%를
점유하고 있다.

빅4와 기타업체들간 점유율 격차는 앞으로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 빅4 시장점유율은 70%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 강현철 기자 hckang@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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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영향 미치나 ]

빅4 체제로의 재편은 반도체 시장안정에 기여할 전망이다.

2백56메가 D램 이상으로 고집적화되고 12인치 웨이퍼가 일반화될수록
후발업체가 따라갈 수 있는 여력은 적어진다.

필요한 투자비가 천문학적으로 늘기 때문이다.

실제로 8인치 웨이퍼공장 하나를 지으려면 17억달러가 필요했으나 12인치
웨이퍼엔 24억~30억달러를 투입해야 한다.

반면 D램 수요는 매년 60~70%(물량기준)씩 안정적으로 늘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인 미 데이터퀘스트는 D램 시장이 올해 2백억달러에서 내년
2백70억달러, 2002년 4백20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영환 현대전자 사장은 "D램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할 회사는 빅4뿐"이라며
"과거처럼 가격 급락 현상은 없어지고 따라서 반도체업체들의 경영실적도
안정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