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다시 1,000 고지를 넘어섬에 따라 시중자금의 물꼬가 증시로 방향을
급격히 틀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개인자금은 이달초부터 주식시장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개인들의 주식매수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은 15일 현재 10조원을 넘었다.

이달들어 이미 2조2천5백억원 늘어났다.

이 기간동안 개인의 순매도금액(1조6천억원)이 고스란히 예탁금으로 남아
있다고 치더라도 보름만에 7천억원가량의 자금이 증시로 이동한 셈이다.

대우사태및 투신 구조조정 등 금융시장 불안이 가시자 갈곳 몰라 떠돌던
부동자금이 고수익을 찾아 증시로 들어왔다는 분석이다.

증권.투신사의 초단기 상품인 MMF(머니마켓펀드) 잔고가 최근 감소하고
있는 것도 주식시장으로 이동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MMF 잔고는 이달들어 지난 13일까지 7천억원 감소했다.

투자신탁(운용)도 자금사정에 숨통이 트이고 있다.

대량 환매사태는 기우로 끝났으며 대신 자금이 투신권으로 순유입되는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최근들어 채권을 순매수하기도 했다.

현재 투신권 전체에서 보유하고 있는 콜론(하루짜리 단기대출자금)이
13조원에 달할 정도로 투신사의 자금사정은 넉넉한 편이다.

한가지 문제라면 주식형펀드의 수탁고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달들어 13일까지 종합주가지수가 150포인트(17%) 가량 급등했지만 주식형
펀드 잔고는 오히려 5천억원가량 줄어들었다.

이같은 감소세는 지난 상반기 주가가 급등할때 하루 평균 5천억-1조원
가량의 자금이 펀드로 유입된 것과 대조적인 현상이다.

수탁고 감소는 펀드가입자들이 이익실현을 위해 펀드를 환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연말 결산을 앞두고 이익실현에 나서는 금융기관이 늘어나는 것이
주된 원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대부분의 주식형수익증권이 가입후 6개월이 지나면 중도환매수수료를 물지
않아 이익을 본 개인들도 환매욕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투신업계는 그러나 환매자금이 투신권밖으로 무조건 이탈하지 않아 당장 큰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허연훈 대한투신 영업부장은 "주식형펀드에서 환매된 자금중 상당액은 MMF
(머니마켓펀드)나 신탁형저축 등 단기상품에 남아 있다는 점을 고려할 경우
앞으로 주식형펀드로 다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오는 26일까지 대우채 편입 공사채형펀드의 주식형전환이 한차례 더
이뤄진다.

최소 5조원가량이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투신업계는 주가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환매규모는 줄어드는 반면 신상품
으로 자금이 다시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경우 투신권의 주식매수 여력은 급격히 회복, 다시 증시의 "큰손"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 장진모 기자 ja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