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유가격의 동향에 다시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기준유가가 일시적이지만 배럴당 24달러(10일)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유가가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분석가들은 겨울철 수요증가와 산유국의
감산의지에 무게를 둔다.

그러나 유가가 이미 많이 오른데다 산유국들의 감산합의가 깨질 가능성 등을
거론하며 현수준을 고점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양쪽 의견이 팽팽한 가운데 OPEC 회원국들이 원유감산을 내년 3월이후까지
연장시키기로 합의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가격동향 =지난 11일 국제유가는 소폭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중질유(WTI) 12월물은 전날보다 배럴당 14센트 떨어져 24.33달러
를 기록했다.

브렌트유와 두바이유 가격도 소폭 떨어졌다.

이날 원유가 하락은 이달 들어 쉬지 않고 급등한데 따른 반락의 성격이
짙다.

10여일만에 배럴당 3달러 안팎이나 상승했기 때문에 이식매물이 나온
것이다.

오스트리아 빈에 본부를 둔 OPEC 사무국은 전날인 10일 OPEC기준유가(바스켓
가격)가 배럴당 24.07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비록 하루만에 무너졌지만 바스켓가격이 24달러를 넘어선 것은 매우 이례적
이다.

바스켓가격의 이달 평균은 배럴당 22달러대다.

90년대들어 바스켓가격이 20달러를 넘었던 것은 90년과 96년 뿐이었다.

바스켓가격은 한국에서 많이 수입하는 두바이유를 비롯한 중동산 대표유종들
의 평균가격을 말한다.


<>시장동향 =OPEC회원국 장관들은 최근 잇따라 원유감산조치의 연장가능성을
흘리고 있다.

알리 로드리게스 베네주엘라 석유장관은 12일 "선진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살아나고 있으나 여전히 원유감산을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쿠웨이트 이란 알제리의 석유장관들도 최근 같은 뉘앙스의 발언을 했었다.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영자지 걸프뉴스는 이와 관련, "OPEC국가들이 현재의
감산합의를 내년 3월이후에도 지속시키기로 원칙적 합의를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그 진위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감산합의 연장여부는 이달말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 베네주엘라 멕시코 등
3자 석유장관회담에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3개국 석유장관은 올해 원유감산을 이끌어낸 주역들로 OPEC내 구심점이다.

최근 원유가격 상승은 선진국들의 재고량 감소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선진공업국들의 9월중 석유재고량이 하루 평균
1백80만배럴 감소했다"며 "현재의 감산이 이어지면 올해안에 원유의 공급과잉
문제가 해소될 전망"이라고 발표, 유가상승을 몰고 왔다.


<>향후전망 =앞으로 국제유가가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쪽에서는 계절적
수요와 감산지속을 그 이유로 꼽는다.

주요 공업국들은 지구 북반구에 있으며 북반구가 겨울철에 들어서고 있다.

당연히 난방용을 비롯한 석유수요가 높아진다.

그러나 OPEC회원국들은 아직 감산체제를 늦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연장가능성을 계속 흘리고 있다.

선진국과 아시아 각국의 경기도 살아나는 추세다.

다른 한편에서는 올들어 원유가격이 배럴당 10달러이상 올랐으며 OPEC이
목표로 하는 18달러선(바스켓가격)도 크게 넘어선 점에 주목한다.

물론 OPEC은 목표가격보다는 세계적 재고량 감소여부를 강조해왔다.

그러나 이달 발표된 IEA보고서는 감산영향으로 공업국내의 재고량이
급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OPEC이 노리는 효과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속으로는 증산의 유혹을
받고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OPEC국가들의 감산이행률은 90%대에서 최근들어 85%까지 떨어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 박재림 기자 tre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