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의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우선 주가상승의 발목을 잡았던 대우문제라는 장외악재가 해소됐다.
수익증권 환매에 대한 우려도 가셨다.
게다가 한국에 대한 S&P의 신용등급 상향조정이 메가톤급 호재로 가세했다.
이제는 2차 대세상승기에 들어선 것은 물론이고 그 기조가 더욱 단단해졌다
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특히 신용등급 상향조정은 전례로 보아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수를 유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환매비상''에서 해제된 투신과 외국인의 주도속에 주가는 상승커브를 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 주가상승을 이끄는 요소 =증시를 짓눌렀던 악재들이 사라지면서 이른바
"악재공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무엇보다 시중자금이 풍부하다는 점이 가장 큰 호재다.
투신(운용) 문제가 일단락되면서 투신(운용)사들이 환매자금으로 마련해
놨던 돈을 주식매수에 투입하고 있다.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시중자금이 주식형과 뮤추얼펀드, 고객예탁금
등으로 다시 유입돼 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 "자금의 선순환"이 시작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홍성국 대우증권 법인부 차장).
고객예탁금은 지난 9일 10조1천54억원으로 10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S&P의 신용등급 상향조정은 외국인들의 매수강도를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외국인들이 당초 예상과 달리 종합주가지수가 950을 넘어섰는데도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는 것도 신용등급 상향조정을 예상했던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신우 현대투자신탁운용 수석펀드매니저는 "외국인들이 아시아 비중을
높이고 있다"며 "한국의 국가신용도 상향조정 및 FT지수편입 등과 관련해
외국인이 한국의 주식보유비중을 20%에서 상향조정하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채권시장 안정도 호재다.
이승조 굿모닝증권 법인금융상품영업부장은 "공사채형 환매가 예상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나 환매자금을 마련했던 투신(운용)사들이 채권을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 주가상승 어디까지 =박경민 SEI에셋코리아자산운용 상무는 "단기급등에
따른 소폭의 조정을 거친 뒤 주가는 전고점을 경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삼성전자 한국통신 SK텔레콤 등 지수관련 대형주가 수익성으로 볼 때
추가상승할 여력이 충분해 내년 2월까지는 사상최고치(1,138)를 경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인터넷을 재료로 실적에 비해 과다상승하고 있는 일부종목에 대해서는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석 CSFB증권 이사도 "그동안 장외악재로 인해 기업실적이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며 "주가 1,000시대가 다시 열리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전망했다.
박정구 새턴투자자문 사장은 "시중유동성이 풍부하고 장외불안 요인이
해소돼 회사채수익률이 8%대로 떨어질 것"이라며 "종합주가지수 1,100~
1,200은 무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경제는 인플레이션보다는 디플레이션이 문제"라며 "물가불안은
그다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기환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이사도 "이번 상승장만으로도 종합주가지수
1,000은 무난하다"고 전망했다.
<> 단기급등에 대한 부담감을 고려해야 =지난달 28일부터 11일(거래일기준)
만에 장중기준으로 1백79.72포인트(22.8%, 종가기준으로는 1백54포인트)나
올랐다는 것이 가장 큰 부담이다.
11일 종합주가지수가 한때 968.57까지 상승했다가 947.42에 마감된 것도
이런 단기급등에 따른 경계.차익매물에 의한 것으로 분석된다.
오는 16일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점도 변수다.
미국 증시가 최근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어 금리인상에 따른 주가하락은
그다지 우려되지 않고 있으나 주가는 언제 어떤 요인에 의해서라도 방향을
바꿀 수 있는 변덕쟁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다만 주가가 조정을 받더라도 880 아래로는 떨어지지 않을 것(박경민 상무)
이라는 견해가 많은 만큼 조정시 매수전략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 홍찬선 기자 hc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