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주부가 아이디어 하나로 수억원을 벌게 됐다.

가정주부 전용진(39)씨는 모자 생산업체인 무진어패럴(대표 송묘순)에
자신이 발명한 "탄력밴드 모자"를 앞으로 3년간 생산 판매할 수 있는 권리
(통상실시권)를 허용하는 계약을 10일 맺었다.

[ 한경 9월15일자 15면, 9월29일자 15면 참조 ]

조건은 고정 기술료 1억5천만원을 일시불로 받고 판매액의 9~15%를
로열티로 또 받는 것.

무진어패럴은 탄력밴드 모자를 내년 1월부터 월 30만개(약 12억원어치)씩
생산해 판다는 계획.

이 경우 전씨는 매달 1억원 정도의 로열티 수입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계약은 중소기업진흥공단 기술거래소를 통해 이뤄졌다.

이인주 기술거래소장은 "전용실시권과 달리 전씨는 또 다른 기업에도
권리를 빌려줄 수 있어 상당히 파격적인 조건"이라고 밝혔다.

전씨가 개발한 "탄력밴드 모자"는 모자에 밴드를 달아 쓸 때 뒷머리에
밴드가 걸리도록 한 것.

때문에 착용감이 좋고 바람이 불어도 벗겨지지 않는 게 특징이다.

서울여상에서 교편을 잡다가 전업주부가 된 전씨는 바람만 불면 모자가
날리는 데 착안해 이 제품을 개발했다.

지난 7월 실용신안등록을 마쳤고 해외 특허도 출원해 놓았다.

그는 이를 계기로 개인발명가로 활약하기로 결심했다.

전씨의 이번 계약은 지난 9월 16~20일 한국경제신문과 중진공이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공동 주관한 기술박람회가 계기가 돼 이뤄졌다.

그가 내놓은 이 제품을 무진어패럴이 눈여겨 본 것.

전씨는 "포미나패션"이란 개인사업체를 만들어 해외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마루솔이라는 모자업체가 전씨의 탄력밴드 모자를 생산, 일본의 64개
백화점에 공급하기도 했다.

전씨는 "단순한 아이디어를 발명품으로 개발한 게 이렇게 히트할 줄은
몰랐다"며 "다른 업체에서도 생산권리를 팔라는 제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면서 "일상생활에서 조금만 머리를 쓰면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말했다.

(02)769-6801

< 차병석 기자 chab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