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신범 의원은 8일 "중앙일보 문일현 기자와 통화한 인사 가운데는
국민회의 한화갑 사무총장, 김옥두 총재비서실장과 청와대 이기호 경제수석,
김하중 의전비서관, 박금옥 총무비서관 등 여권실세 5명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또 "문 기자가 사용한 휴대전화 소유주와 전화요금을 내준 곳은 SK상사
베이징 지사로 밝혀졌다"며 통화내역 공개를 촉구했다.

이밖에 그는 "문 기자는 현직 검사인 구본민 주중 한국대사관 법무연락관과
어울려 다녔고 정형근 의원의 폭로 이후에도 자주 전화통화한 것으로 드러났
다"며 검찰에 의한 축소은폐 의혹도 함께 제기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지난
9월6일부터 10월19일 사이 이들 5명의 실명과 전화번호, 통화일시 및 통화
요금 내역 등을 제시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통화내역이 언론장악음모가 여권핵심부가 개입한 정치공작이었다
는 점을 밝히는 단서라 보고 이부분에 대한 의혹을 집중 제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10일 이신범 이경재 박원홍 의원과 구범회 부대변인을 베이징에
다시 파견, 문 기자와 자주 접촉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현지파견 검사 구본민
씨와 도움을 준 D그룹 지사 등 기업들을 대상으로 문 기자의 행적 등에 대한
추가적 확인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정가에서는 그러나 이 의원이 제시한 통화기록만으로는 문 기자와 여권이
언론장악음모를 "공모"했다고 보기에는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 의원이 공개한 통화내역에 따르면 전화요금은 대부분 12.4위안
(약 1천6백12원)으로 1통화(1분)에 불과하다는게 한국통신 관계자들의
추정이다.

또 이기호 경제수석이나 의전비서관과 언론장악음모를 협의했을 가능성도
적은 편이다.

이 의원이 공개한 통화일시도 언론장악문건이 만들어진 6월이나 이를 폭로한
10월25일 전후도 아니다.

일각에서는 이 의원이 무책임한 폭로전술로 의혹만 부풀리고 있는게 아니냐
는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 정태웅 기자 redae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