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효성 회장은 8일 "재계는 철저한 자기반성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전경련 출입기자들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재계가 경제성장을 이루고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것은
정경유착 부당경쟁 담합행위 등으로 국민으로부터 신뢰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 신뢰를 되찾으면 재계의 목소리를 떳떳하게 경제정책에
반영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회장은 "전경련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5대그룹 중심의
운영방식 등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채비율 정책과 관련,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부실자산을 자기자본
에서 제외할 경우 부채비율이 높아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회계의
투명성 제고와 부채비율 감축을 동시에 추구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채비율이 5백%라도 원리금과 이자를 제때 갚을 수 있는 사업이
있는가 하면 부채비율이 1백%라도 원리금과 이자를 갚지 못하는 사업이 있는
만큼 이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자산재평가에 대해서도 환율변동으로 자산가치의 변동이 생긴 경우
자산재평가분을 부채비율 산정에 반영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2월 전경련 정기총회에서 후임 회장에 입후보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전경련 회장은 희생을 해야 하는 자리"라며 "그룹 구조조정과
사업에 주력하기 위해 입후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효성의 경영실적에 대해서는 "잭 웰치 GE회장이 주장했듯 핵심업종에
주력하다보니 지난해보다 이익이 1천억원 이상 증가하는 등 구조조정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 이익원 기자 iklee@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