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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대석] '영어를 제2공용어로 하자'는 '정을병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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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을병 회장 약력 ]

    <> 34년 경남 남해
    <> 미국 하와이대
    <> 61년 ''현대문학'' 등단
    <> ''개새끼들'' ''타인의 소리'' 등 1백여권
    <> 현대문학상 한국소설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수상

    -----------------------------------------------------------------------

    정을병(65)한국소설가협회장이 "영어를 제2공용어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정 회장은 최근 자유기업센터와 한국소설가협회가 공동주최한 "작가포럼"
    에서 "국어와 영어를 함께 쓰는 싱가포르 모델을 배우자"고 제안했다.

    그는 3년안에 영어를 사내 공용어로 쓰겠다고 한 SK 의 예를 들면서 "앞으로
    국내 재벌의 판도도 영어를 공용화하느냐 않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주장은 지난해 소설가 복거일씨의 영어 공용화 제의와 맥을 같이
    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영어를 제2공용어로 하자는 말이 생경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과거 한글창제
    이후에도 한문을 써 온 적이 있으며 유럽 각국에서도 영어 사용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거부감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영어 공용화는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고 봅니다"

    그는 "우리가 정보부족과 외교부재라는 비판을 듣는 것도 외국어 소질이
    부족한 민족으로서 겪는 고통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나라 안에서는 모두가 똑똑하고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시끄럽지만 밖으로
    나가면 벙어리가 돼버린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유익한 정보를 얻고 국가적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영어 구사 능력이 필수적입니다.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후나바시 요이치
    도 장관과 관료가 영어를 못하는 나라는 일본뿐일 것이라며 영어공용을
    외쳤지요"

    그는 이전부터도 외국어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지난 5월 한 기고문에서는 "다시 태어나더라도 이 나라의 작가가 되겠지만
    그때는 영어로 소설을 쓰는 작가가 될 것"이라며 "영어를 사용하는 작가들이
    수두룩하게 나와야 하고 독일어로 공부하는 학생이나 러시아어 스페인어로
    장사하는 기업인들도 많이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소수 언어권의 애환을 서머싯 몸의 "작가 일기"에 빗대어 설명한다.

    프랑스어 인구가 5천만명밖에 안돼 불어로 소설을 쓰는 사람은 가난했던
    반면 3억명 이상의 영어 인구를 대상으로 한 작가들은 풍요로웠다는 얘기다.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은데다 천연자원도 거의 없잖아요. 갖고 있는
    것이래야 얼마 안되는 인구자원 뿐인데 우리가 해외 무대를 발판으로
    번영하려면 무엇보다 온 국민이 외국어를 잘해야 합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언어장벽을 느끼지 않아야하고 우리도 나라밖에서
    가장 외국어를 잘하는 민족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가 우리말을 홀대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어가 언어학적으로 매우 우수한 것은 확실합니다. 그러나 국가적인
    이익과는 별개의 문제죠"

    더구나 21세기 글로벌 르네상스 시대의 사이버 언어가 영어로 통일되는
    마당에 이를 소홀히 하면 국제 미아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대로 영어구사가 자유로우면 세계의 부를 거머쥐는 일도 그만큼
    쉬워진다는 것이다.

    그는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 한 구절을 인용하며 "진실로 백성에게
    이롭고 국가에 보탬이 되는 것이라면 비록 그 법이 오랑캐에게서 나온
    것일지라도 이를 위하여 준행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되새기자고 덧붙였다.

    < 고두현 기자 kd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8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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