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항공의 주식매수청구가격 인하가 무산됐다.

금융감독원이 투자자보호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이 회사의 주식
매수가 조정신청을 반려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4일 삼성항공의 주식매수청구가격 조정 신청에 대한 심사결과
조정해줄 이유가 없다는 판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삼성항공이 항공기사업 양도에 반대하는 주주들에게 적용할
주식매수청구가격은 기존에 공시한 주당 1만4천2백93원으로 확정됐다.

삼성항공의 이날 현재 주가는 1만2천원이다.

주식매수청구가격 조정을 금감원에 신청한 것은 삼성항공이 처음이다.

다른 상장사들은 주가가 하락해도 투자자에 대한 이미지등을 고려해 조정
신청 자체를 꺼려왔다.

주식매수청구가격은 이사회결의일 전의 기준가격으로 정하는 것이 일반적
이며 이후에 주식시장이 급락하면 업종주가지수 하락폭의 일정비율만큼
청구가격을 할인해줄 것을 금감원에 신청할 수 있다.

이 조정제도에 근거해 삼성항공은 당초 1만4천2백93원인 청구가격을
1만3천2백88원수준으로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삼성항공이 지난 8월 항공기사업 양도결의 공시를 내면서
매수청구가격이 바뀔 수 있음을 투자자들에게 충분하게 고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항공이 지난 10월에서야 조정제도를 내세워 매수청구
가격이 바뀔 수 있음을 알린 것은 충분한 공시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삼성항공은 매수청구가격 조정 신청이 받아들여졌을 경우 1백90억원정도
부담을 덜 수 있었으나 금감원의 수용 거부로 무산됐다.

< 양홍모 기자 ya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