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가 기업의 핵심자산이 되고 있다.

특히 메가머저(Mega-Merger)를 통한 기업의 글로벌화가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각국의 다양한 문화와 경제적 상황에 맞는 일관된 이미지 구축이 중요한
기업전략이 되고 있다.

유한수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가 최근 전경련 회관에서 세계 11위(매출액
기준)의 광고대행사인 TBWA사의 마이클 그린리스 회장을 만나 기업광고시장의
동향과 발전방향에 대해 짚어봤다.


<>유한수 전무 =최근 거대기업간 인수합병(M&A)이 활발이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기업변화가 광고시장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그린리스 회장 =미국의 경제전문잡지인 포춘지가 선정한 세계 5백대
기업의 60%는 10년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기업들이다.

기업의 생명주기가 극도로 단축되는 급속한 경영 환경변화에서 기업이미지
전략을 어떻게 할 것인가는 모든 기업이 당면한 최우선 과제다.

초거대기업들은 유통과 금융, 제도 등 각 사업분야별로 독특한 이미지를
창조하면서도 일관된 브랜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브랜드(Global Brand)는 돌발적인 시장상황에서 기업을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당연히 광고대행사 역시 기업환경에 맞춰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TBWA도 유럽과 미국의 대형 광고사에 대한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이러한
토대를 마련했다.

TBWA는 현재 세계 각국 주요도시에 1백36개의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유한수 전무 =TWBA는 어떠한 방식으로 기업의 글로벌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는가.

또 특별한 전략이 있는가.


<>그린리스 회장 =글로벌 브랜드 전략의 목표는 새로운 시장의 개척이다.

광고대행사들은 이를 위해 기업 고유브랜드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창의적인 광고전략을 구사하는 역할을 맡는다.

구체적으로 기업의 정신과 생산제품의 아이디어를 브랜드화하는 이미지
통합작업을 통해 창조적인 기법으로 전달하는 일을 맡고 있다.

상표인지도를 높여 잠재적 소비자들을 현실구매자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TBWA는 전세계 네트워크를 통해 특정 국가의 문화를 연구하고 국민들의
문화에 대한 평가와 판단을 알아내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는 그 지역에 맞는 광고 표현과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짜는데 중요한
기본 자료가 된다.


<>유한수 전무 =마케팅 전략만으로 기업의 브랜드가치를 높일 수는 없지
않는가.

탁월한 광고기법과 창의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보는데.

<>그린리스 회장 =물론 광고는 단순한 정보제공의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

광고는 설득이다.

기업이미지를 실질적인 구매활동으로 전환시키는 데 촛점을 맞춰야 한다.

소비자들은 브랜드나 해당 기업이 지닌 명성과 이미지에 따라 제품을
구매하기 마련이다.

광고기법은 브랜드가 있는 곳에 소비자가 가도록 만드는 기술이다.

문화.정보.감정이입.개성에 의해 브랜드와 소비자를 서로 동일하게 만드는
것이다.

TBWA에는 최근 수년간 칸 국제광고제에서 연속 대상을 수상할 정도로
독창적인 능력을 세계적으로 공인받고 있다.

또 지난해 가장 권위있는 광고수상중 하나인 미국의 "올해의 광고업체
(Agency of the Year)상"을 받았다.

이처럼 독창적인 커뮤니케이션 기법을 인정받음으로써 TBWA는 고객기업의
제품 판매량을 급증시키고 경쟁에서 이길 수 있었다.


<>유한수 전무 =한국의 광고시장은 공정한 룰이 적용되는 완전경쟁시장
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다.

이른바 "인 하우스 에이전시(In-house-agency)" 측면에서도 그렇다.

한국의 기업환경과 광고시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또 한국시장에 진출한지 1년도 안돼 국내 최대 외국계광고회사로 성장했는데
특별한 비결이나 영업전략은.

<>그린리스 회장 =한국의 기업광고시장은 아시아에서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한국경제의 회복속도와 한국에 대한 외국기업의 투자증가세를 감안하면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TBWA의 성공비결은 탁월한 연구조사 능력을 바탕으로 한 홍보전략이다.

이는 적극적인 인적투자에서 비롯된다.

광고업체는 참신한 아이디어어, 뛰어난 마케팅 능력을 갖춘 인적 자산이
생명이기 때문이다.

또 기업마케팅의 조언자로서 최선을 다하며 브랜드가치를 키우는 과정에서
특별한 유대관계를 형성하는데 주력한다.


<>유한수 전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전자상거래가 확산되면 소비자들의
구매패턴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제품과 고객이 직접 만나는 전자상거래가 늘어날 경우 기존 광고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은 없는가.


<>그린리스 회장 =미국의 경우 총 상품판매의 20~30%가 전자상거래로
이뤄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전자상거래 시장은 앞으로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다.

하지만 전자상거래의 전제조건은 그 기업체를 알아야 가능하다는 점이다.

인터넷 광고시장도 새로운 광고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게다가 경쟁이 치열해 지는 만큼 기업홍보가 더 중요해진다는 의미다.

e-비즈니스 업체라는 사실을 새롭게 알리고 고객과의 직접적이고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자 한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서도 광고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

결국 뉴미디어시대가 오더라도 광고의 중요성은 전략과 크리에이티브에
있으며 광고의 기능 자체가 변하지는 않는다.

단지 전달하는 방법이 달라질 뿐이다.

광고는 전달수단으로 인터넷이란 테크놀로지를 활용할 뿐이다.

< 정리= 이심기 기자 sgle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