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제너럴일렉트릭(GE)나 나이키 월마트 제록스 등 세계 초일류기업을
벤치마킹한다.

기획예산처는 2일 국무회의에 보고한 ''정부운용 시스템 혁신계획''을 통해
민간기업의 경영 기법을 수혈해 공무원의 사고방식과 일하는 스타일을
원초적으로 바꿔 놓겠다고 밝혔다.

개혁의 종착점은 정부를 행정서비스 회사처럼 만드는 것이다.

예산처 관계자는 "관료를 비즈니스맨 체질로 바꿔 놓기 위해선 세계 최고
기업의 성공사례를 모델로 삼아 그들의 변신경험을 베끼는 것이 지름길"
이라고 벤치마킹에 나선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예산처가 "글로벌 벤치마킹"을 통해 내놓은 관료개혁 처방전은 이렇다.

<> GE의 민원자료실 =정부는 올해중 인터넷에 "민원방"을 만들어 민원업무
를 절반으로 줄이기로 했다.

국민들이 자주 제기하는 문의사항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미리 올려 폭주하는
민원업무에 대처한다는 복안이다.

예산처는 "미국 GE사가 1백50만종의 소비자불만을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소비자의 단순 질의성 민원을 대폭 줄인 사례를 벤치마킹한 것"이라고
말했다.

<> 나이키의 외부위탁 =세계 최대 스포츠화 업체인 미국 나이키에는 공장이
없다.

모든 생산업무를 아웃소싱(외부위탁)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지금껏 국립현충원 시설관리업무 등 88개 정부기능을
민간에 넘긴데 이어 내년에도 외부위탁 대상업무를 추가로 선정해 아웃소싱
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 월마트의 고객평가 시스템 =미국의 월마트사는 매장고객의 평가결과를
제품공급자에게 매일 전송해 상품기획이나 개발에 적용하고 있다.

정부도 행정서비스의 질을 평가하는 "행정품질지수"를 개발해 내년부터
부처별 고객서비스 평가를 실시키로 했다.

예산처는 "행정서비스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를 측정해 정부개혁에 활용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 제록스의 인사제도 =미국 제록스사는 중앙집중식 채용시스템에서 탈피해
해당 부서장이 직접 공고를 내고 인재를 채용한다.

정부는 중앙집중 및 연공서열 중심의 인사제도를 개선하는 방안으로 6급
이하 공무원 채용에 대한 부처자율권을 확대키로 했다.

행정기관간은 물론 부처와 민간기업간 인사교류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또 민간기업에서 시행하는 다면평가제를 도입하는 등 공무원 평가제도를
다양화한다는 방침이다.

<> CIBC 은행의 교육제도 =캐나다 임페리얼 상업은행(CIBC)은 직원이
작성한 자기계발계획서 이행실적을 인사고과에 반영하고 있다.

정부는 일상업무에 밀려 교육기회가 부족한 공무원의 교육훈련 방안으로
내년에 교육관련기관의 교과과정 및 교육에 대한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버 공무원 교육정보센터"를 구축키로 했다.

또 공무원 교육훈련에 대한 부처별 실적을 평가해 그 결과를 공개키로 했다.

<> 대림정보통신의 지식마일리지제도 =정부는 부처내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국가 지식창고 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했다.

"정보공유 시스템"을 구축해 공무원들이 갖고 있는 정보를 축적하고 이를
모든 부처에서 활용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내년중 공무원들의 정보공유에 대한 평가 및 보상체계를
마련키로 했다.

대림정보통신 등 민간기업이 직원의 정보기여도를 인사고과에 반영하고
있는 제도를 따온 경우다.

< 유병연 기자 yoob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