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대우 회장의 경영 일선 사퇴와 관련, 재계는 매우 안타깝다는
반응을 나타내면서 침통한 분위기에 빠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고위 임원들은 1일 "어느정도 예상했던 일이지만 정작
사퇴소식을 듣고나니 가슴이 아프다"라는 말 외엔 공식 반응을 자제했다.

그러나 한 임원은 "김 회장이 한국 재계에 미친 영향이나 전경련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보여준 수출 드라이브는 길이 기억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다른 임원은 "언젠가는 김 회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LG그룹의 한 임원은 "안타깝다는 말 이외 달리 할말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김 회장이 재계의 리더로서 뿐만 아니라 기업경영에 일생을 바치다
시피했는데 불명예 퇴진으로 끝나 혼란스럽다"고 덧붙였다.

삼성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김 회장이 한국 경제에 끼친 영향을 생각하면
애석하기 짝이 없다"며 "솔직히 얘기해 꼭 물러났어야 하는지 판단이 안선다"
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김 회장의 사퇴로 인해 책임경영이라는 글로벌 스탠더드
에 한걸음 더 다가선 것은 분명하다"며 "본인의 조그만 실수도 선택을
잘못했을 경우에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전례가 됐다"고 강조했다.

재계 관계자들은 앞으로 김 회장이 다른 부분에서 재기의 기회를 갖기를
바란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 정구학 기자 cg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