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음악엔 '인간'이 있다..부천시향, 말러교향곡 전곡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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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크너가 신을 찾은 사람이라면 말러는 마지막까지 신을 찾다 돌아간
사람이다"
명지휘자 부르노 발터(1876-1962)가 작곡가 브루크너와 말러를 비교하면서
했던 말이다.
브루크너는 평생을 카톨릭 신앙에 기반한 음악에 정진한 데 반해 말러는
인간 존재에 대해 끊임없이 회의한 작곡가였기 때문.
파우스트적인 삶을 산 대표적인 음악가가 바로 말러란 얘기다.
하지만 브루크너가 말러의 스승이란 사실을 알고 나면 갑자기 미궁에
빠진 듯한 느낌을 받는다.
최후의 낭만파 교향곡 작곡가였던 구스타프 말러(1860-1911)는 한마디로
설명하기 힘들다.
출신부터 복잡하다.
그는 보헤미아에서 태어난 유태계 오스트리아인이었다.
"나는 3중으로 고향이 없는 사람이다. 오스트리아인에게는 보헤미아
사람이며 독일인에게는 오스트리아인, 세계속에서는 유태인이다. 나는
어디서나 환영받지 못한다"고 말하곤 했다.
1897년에는 빈 궁정가극장의 지휘자가 되기 위해 가톨릭으로 개종했다.
이에 대한 죄의식이 평생 그를 괴롭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의 음악은 변화무쌍하다.
청춘의 기쁨과 고뇌, 죽음과 부활, 대자연에 대한 사랑, 쓸쓸함과 우수 등
다양한 주제의식을 11개 교향곡에서 발견할 수 있다.
동요, 찬송가, 민속음악 등의 요소도 가곡집뿐 아니라 교향곡에도 함께
들어있다.
그는 "나에 관한 한 교향곡이란 하나의 세계를 이룩하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기술적인 수단을 사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새 밀레니엄을 앞두고 말러 음악이 인류에게 던져주는 메시지를 재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임헌정 서울대 교수가 이끄는 부천시립교향악단이 말러 교향곡 전곡을
올해부터 2002년까지 시리즈로 연주하겠다고 나선 것은 그래서 큰 의미를
갖는다.
교향시라고 볼 수 있는 "대지의 노래"를 제외한 총 10곡의 교향곡을
연주한다.
우리나라 음악역사상 최장기 기획물인 만큼 험난하고 어려운 대장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11월 27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교향곡 1번
"거인"과 가곡집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를 연주한다.
바리톤 전기홍(서울시립대 교수)이 협연한다.
내년 8월16일 열릴 4번 "천상의 삶" 연주회에는 세계 정상급 소프라노
에디트 마티스가 참여할 예정이다.
어린이같이 맑고 순수한 음색의 소프라노가 불러야 하는 곡인 만큼 최상의
캐스팅으로 보인다.
2002년 월드컵 개최일을 하루 앞둔 5월31일에는 8번 "1000인 교향곡"의
웅장한 사운드를 선사한다.
(032)655-0012
< 장규호 기자 seinit@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일자 ).
사람이다"
명지휘자 부르노 발터(1876-1962)가 작곡가 브루크너와 말러를 비교하면서
했던 말이다.
브루크너는 평생을 카톨릭 신앙에 기반한 음악에 정진한 데 반해 말러는
인간 존재에 대해 끊임없이 회의한 작곡가였기 때문.
파우스트적인 삶을 산 대표적인 음악가가 바로 말러란 얘기다.
하지만 브루크너가 말러의 스승이란 사실을 알고 나면 갑자기 미궁에
빠진 듯한 느낌을 받는다.
최후의 낭만파 교향곡 작곡가였던 구스타프 말러(1860-1911)는 한마디로
설명하기 힘들다.
출신부터 복잡하다.
그는 보헤미아에서 태어난 유태계 오스트리아인이었다.
"나는 3중으로 고향이 없는 사람이다. 오스트리아인에게는 보헤미아
사람이며 독일인에게는 오스트리아인, 세계속에서는 유태인이다. 나는
어디서나 환영받지 못한다"고 말하곤 했다.
1897년에는 빈 궁정가극장의 지휘자가 되기 위해 가톨릭으로 개종했다.
이에 대한 죄의식이 평생 그를 괴롭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의 음악은 변화무쌍하다.
청춘의 기쁨과 고뇌, 죽음과 부활, 대자연에 대한 사랑, 쓸쓸함과 우수 등
다양한 주제의식을 11개 교향곡에서 발견할 수 있다.
동요, 찬송가, 민속음악 등의 요소도 가곡집뿐 아니라 교향곡에도 함께
들어있다.
그는 "나에 관한 한 교향곡이란 하나의 세계를 이룩하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기술적인 수단을 사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새 밀레니엄을 앞두고 말러 음악이 인류에게 던져주는 메시지를 재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임헌정 서울대 교수가 이끄는 부천시립교향악단이 말러 교향곡 전곡을
올해부터 2002년까지 시리즈로 연주하겠다고 나선 것은 그래서 큰 의미를
갖는다.
교향시라고 볼 수 있는 "대지의 노래"를 제외한 총 10곡의 교향곡을
연주한다.
우리나라 음악역사상 최장기 기획물인 만큼 험난하고 어려운 대장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11월 27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교향곡 1번
"거인"과 가곡집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를 연주한다.
바리톤 전기홍(서울시립대 교수)이 협연한다.
내년 8월16일 열릴 4번 "천상의 삶" 연주회에는 세계 정상급 소프라노
에디트 마티스가 참여할 예정이다.
어린이같이 맑고 순수한 음색의 소프라노가 불러야 하는 곡인 만큼 최상의
캐스팅으로 보인다.
2002년 월드컵 개최일을 하루 앞둔 5월31일에는 8번 "1000인 교향곡"의
웅장한 사운드를 선사한다.
(032)655-0012
< 장규호 기자 seinit@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