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과 삼성 교보생명간 상장문제를 둘러싼 의견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김기홍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삼성과 교보의 대주주와 만나서라도 돌파구
를 찾겠다"고 말해 향후 논의방향이 주목을 끈다.

<> 돌파구는 없나 = 이건희 삼성회장이 삼성자동차 빚을 갚기 위해 삼성생명
주식 4백만주를 내놓으면서 불거진 상장논의는 결말을 내야 할 시한이 그리
길지 않다.

교보생명은 내년 3월말까지 상장하지 않으면 자산재평가세를 내야 한다.

삼성생명은 시한이 2001년 1월말이지만 늦어도 내년말까지 상장시켜야 이
회장이 삼성생명주식을 팔아 삼성자동차 손실을 메울 수 있다.

삼성생명은 해외매각도 추진하고 있지만 상장방안이 확정되지 않으면 매매
가를 정하기 어렵다.

상장이 늦어질 경우 지난 9월 우리사주를 받고 상장을 기다리는 직원들의
압력도 거세질 수 있다.

금융당국도 보험산업의 투명성과 소유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10년묵은 상장
문제를 더이상 외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있다.

결국 이해당사자인 대주주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는 지적이다.

김기홍 부원장보는 "조만간 삼성그룹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과 교보생명의
신창재 회장 등을 만나겠다"고 말했다.

이헌재 금감위원장의 활약도 예상해 볼 수 있다.

<> 무엇이 문제인가 = 최대 쟁점은 상장이득(시가-액면가)의 배분문제.

삼성생명 등은 생보사가 상법상 주식회사인 만큼 상장이득은 전액 주주몫
이라고 주장한다.

매년 발생하는 이익과 한두차례 실시한 자산재평가에서 생긴 차익을 이미
계약자게 배분한이상 계약자에겐 더 돌려 줄게 없다는 것이다.

삼성은 이를 전제로 상장후 주가가 70만원이라고 주장했다.

금감원은 삼성과 교보의 대주주가 낸 돈은 각각 40억원과 5억원에 불과하다
며 계약자몫을 제대로 평가해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90년 이전에는 이익잉여금을 전액 주주가 챙겼다.

자산재평가때는 차익의 30%를 주주가 가져갔다.

또 계약자몫 30%는 계약자에게 돌려주지 않고 자본잉여금으로 두고 운용수익
은 결손을 메우는데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자본성격이 강한 이 돈을 상장때 주식으로 바꿔 계약자에게 돌려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게 금감원쪽 시각이다.

생보사측은 계약자에게 주식을 나눠 줘야 한다는 것에 거부감이 가장 크다.

기존주주의 지분율과 주식가치가 절반수준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측은 비공식적으로 금감원이 자본잉여금을 계약자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요구한다면 주식이 아닌 현금으로 계약자에게 돌려줄 수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중립적인 교수 등 8명으로 상장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삼성 교보생명
등과 협의를 유도했다.

자문위는 정기영 삼성생명 금융연구소장과 김재우 교보생명 대표이사 사장을
불러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평행선만 확인한채 성과없이 끝나고 말았다.

< 허귀식 기자 window@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