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기분좋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성장속도를 완화하기 위해 2차례나 금리를 올렸지만 여전히 순항중이다.

경제성장률은 높아지고 재정흑자는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경기활황에 따른 인건비 상승으로 물가불안이 약간 걱정일 뿐이다.

미국 상무부는 28일 지난 3.4분기 경제성장률(GDP성장률)이 4.8%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노동부는 이 기간중 고용비용(인건비)지수(ECI)상승률이 0.8%라고 밝혔다.

성장률은 2.4분기(1.6%)에 비해 높아졌지만 인건비 상승폭(2.4분기 1.1%)은
둔화됐다.

이는 기업들의 고용유지 비용이 크게 늘지 않았다는 뜻으로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의 선제적 금리인상 정책이 주효했다는 의미다.

한마디로 과열 기미가 강하지 않은 "기분좋은" 성장세다.

앞서 미 백악관은 전날 99회계연도(98년10월-99년 9월)의 재정수지가
1천2백27억달러의 흑자를 보였다고 밝혔다.

주식시장은 안정성장을 보여주는 지표들에 힘입어 28일 오전장에만
다우지수 2백17.83포인트나 급등했다.

<>경제성장률= 3.4분기 성장률은 올들어 가장 높다.

금리인상전인 1.4분기(4.3%)보다 높고 2.4분기에 비해서는 2배가 넘는다.

과열이 우려될 정도다.

현행 4.4분기 성장률은 좀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올한해 전체 성장률은 작년(3.9%)과 비슷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적어도 신경제(저물가 고성장)가 올해에도 지속된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상무부는 이날 "무역에서 적자가 확대됐음에도 불구하고 강한 소비지출과
호황의 지속을 예상한 기업들의 재고확대 움직임이 성장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월가의 분석가들은 그러나 3.4분기의 높은 성장률로 인해 인플레 예방을
위한 FRB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은 커졌다고 지적했다.

<>고용비용= 상승률이 예상대로 나왔지만 다소 높은 편이다.

3.4분기 ECI상승률은 전년동기에 비하면 연율 1.8%이다.

이는 전문가들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도 0.1%포인트 낮은 것이다.

일부에서는 이같은 수치가 임금인상 압력이 작게 작용하고 인플레 우려도
한층 덜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항상 선제적인 인플레 예방을 주장해온 그린스펀 FRB 의장에게는
"충분한" 인플레 압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때문에 FRB는 물가불안의 싹을 아예 자르기 위해 연내에 한번 더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

빠르면 내달 16일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라도 올들어 3번째
금리인상 조치를 취할수 있다.

그러나 ECI상승률이 낮아 인상해도 그 폭이 크지는 않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금리인상 우려가 당분간 증시를 괴롭힐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정흑자= 99회계연도 재정흑자는 한국의 지난해 수출액(1천3백23억달러)
과 거의 맞먹는다.

기록적 재정흑자의 주요인은 경기확대로 인한 세수확대와 지출감소였다.

윌리엄 맥도너 뉴욕연방은행재는 "민간부문의 활발한 활동으로 재정수지가
흑자를 냈다"고 분석했다.

현재 미국의 실업률은 4.2%(9월기준)로 1929년이래 최저수준이다.

증시활황으로 개인및 기업의 투자 수익도 크게 늘었다.

이에따라 조세수입은 지난해보다 6.1% 늘어났다.

반면 정부지출은 지난 수년간의 평균증가율(2.9%)을 약간 웃도는 3%
증가에 그쳤다.

미국은 재정흑자로 "중단없는 성장"의 밑천을 갖게 됐다.

정부가 돈이 많으면 일단 민간투자가 활성화되고 경제활동이 촉진된다.

여유가 생긴 정부는 국채발행을 줄이게 된다.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줄고 신규투자가 증가하게 된다.

< 박재림 기자 tre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9일자 ).